과거 판매된 고금리 상품 역마진 등…K-ICS 2.0, 완충작용 기대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면서 IFRS17 도입을 앞둔 보험업계의 부담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높은 기준금리 영향으로 고금리의 상품이 판매되면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현재 보험사의 부채가 더욱 늘어나고, 자산운용이익률이 저하되는 영향이다.

다만 최근 발표된 K-ICS 2.0이 보험업계의 금리 변동 리스크를 줄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험업계가 떠안게 되는 역마진 부담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금리 인하, 보험사 역마진 리스크 ‘어쩌나’

19일 보험업계의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보험사의 보험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하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되면서 오는 2022년 IFRS(국제회계기준)17 도입을 앞둔 보험업계의 부담은 반대로 늘게 됐다.

IFRS17은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기 때문에 일정 시기별로 보험사 부채를 재평가해야 한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대부분 부채로 평가된다는 게 주요 쟁점이다.

우선 과거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대량 판매하며 몸집을 키운 생보업계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역마진 리스크 부담이 커졌다.

현행 보험업법 제106조(자산운용의 방법 및 비율)에서는 보험사의 전체 자산운용 중 해외 비중을 일반계정은 총 자산의 30%, 특별계정은 각 특별계정 자산의 20%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국내 자산운용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국내 기준금리 인하가 전체 자산운용수익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산운용이익률이 감소할 경우 과거 대량 판매된 확정형 고금리 상품이 높은 최저보증 이율을 보증하는 만큼 저금리 수익률로 보험사가 이익을 내기 어렵고, 손실을 보는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평가성 준비금 적립 부담도 증대된다. LAT(부채적정성평가), 보증준비금 등 평가성 준비금의 경우 금리가 인하되면 할인율이 낮아져 준비금 적립 부담으로 이어진다.

장기적으로 볼 때 IFRS17과 K-ICS(신지급여력제도)가 도입될 경우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을 더 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해외채권 투자에 따른 환헤지 부담도 늘어난다. 대표적인 예가 농협생명이다. 농협생명은 작년 한·미 금리 역전현상으로 환헤지 비용 부담이 급격히 늘면서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 K-ICS 2.0, 저금리 부담 줄여주나

다만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역마진 리스크는 최근 발표된 K-ICS 2.0의 영향으로 일부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K-ICS는 새로 도입되는 회계기준에 적용하는 감독기준으로 작년 상반기 초안이 공개된 이후 보험사 부담이 적지 않다고 여겨져 최근 2.0이 공개됐다.

K-ICS 2.0은 초안보다 다소 완화됐으며 금리 변동 폭이 작아져 금리변동에 따른 보험사 리스크를 줄였다는 게 핵심이다.

초안의 경우 금리 변화폭이 140bps(1bp=0.01%포인트)였으나 2.0에서는 100bps 전후 수준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현재 금리 수준보다 낮아질 경우 보험사의 역마진 리스크 부담은 불가피하지만 K-ICS 2.0이 부채의 규모 자체를 일정 수준 완화시킬 수 있게 된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행 RBC에서는 금리하락으로 기존 보유채권의 평가 이익이 오히려 증가하는 측면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이익보다 과거 확정형으로 판매된 고금리 상품의 역마진 리스크가 보험사에는 가장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