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시 사장·부사장에 수 십 억원 성과급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KDB산업은행이 KDB생명의 잇따른 매각 불발로 내부적인 동기 부여를 위한 필승 전략을 내세웠다.

KDB산업은행은 부행장을 KDB생명 수석 부사장으로 내정한데 이어 사장과 부사장의 매각 추진 동기부여를 위해 매각 성공 시 수 십 억원의 성과급 지급을 약속했다.

수차례 매각에 실패한 KDB생명에 대해 산업은행이 내부적으로 매각 추진 의사를 강하게 밝힌 만큼 회사 가치를 올리기 위한 KDB생명의 외적 방안 마련에 이목이 쏠린다.

◇ ‘금전적 보상’으로 매각 동기 부여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매각 성공 시 사장과 수석부사장에게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안건을 의결했다.

안건은 구체적으로 사장의 경우 최저 5억원에서 최대 30억원을 차등 지급하고, 수석부사장은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기여도에 따라 사장 성과급의 최대 50%를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KDB생명의 매각을 수차례 추진했으나 인수 의향자를 찾지 못하자 내부적으로 매각을 추진하기 위한 열의를 높이기 위해 이례적인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KDB산업은행은 올해 KDB생명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확고히 표현하고 있다.

앞서 이달 초 산업은행은 백인균 산업은행 부행장(경영관리부문장)을 KDB생명 수석부사장으로 내정했다.

백 부행장은 산업은행에서 기업 인수합병, 투자금융, 사모펀드 등의 업무를 수행했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의 친분이 있는 인물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올해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3월까지 KDB생명의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KDB생명은 올해 IPO(기업공개)도 추진한다. 이는 그간 산업은행이 유상증자 등으로 투자한 금액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배당 등을 통해 회수한 이후 회사의 매각가 자체를 낮춰 매각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KDB산업은행이 지난 2010년 6,5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이후 투입한 금액이 더해지면 원금회수를 위해 1조7,000억원에 매각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KDB생명의 가치 대비 가격이 높아 매각 자체가 불가능 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 복안 마련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 KDB생명의 매각 가치를 높이는 방안은?

내부적으로 매각 추진 동기를 마련한 KDB생명이 매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부에 표현되는 회사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

우선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매각가 자체를 낮추는 방법이다. KDB산업은행이 원금회수를 포기하고 적자를 감수하면서 판매해야 하는 방법인 셈이다.

또한 매각 이후 추가 투입 자본이 필요치 않도록 이를 상쇄시킨 이후의 매각 방법이 있다.

현재 KDB생명은 작년 유상증자,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규모를 확대했지만 아직 K-ICS(신지급여력제도)를 감안한 준비금을 적립하지 못하면서 추가 자본확충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KDB생명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비용이 높아 결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이를 극복하고 외부적으로 매각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매각을 성공시킬 경우 수 십 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문제는 이사회에서 결정된 만큼 KDB생명 자체에서 성과급을 준다는 것인데, 결손금을 제외한 흑자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 비용 지출은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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