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 중복가입 한도 조정…거짓 절판 영업 유도한다는 지적 잇따라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손보사들이 줄줄이 주력 담보의 가입 한도를 하향조정 한다는 내용을 영업현장에 전파하고 나섰다.

소비자의 모럴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해 손보업계가 내달부터 중복가입 여부와 한도를 제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영업 방식은 올해에만 수차례 계속되면서 보험사가 거짓된 절판영업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주요 손보사 인기 담보 한도 줄인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장기인보험을 취급하는 다수의 손보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확대한 주요 담보의 가입금액 한도를 축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현대해상은 오는 15일부터 뇌혈관질환·허혈성심장질환 등의 2대질환 진단비를 5,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이고, 수술비는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줄인다.

치매의 정도를 나타내는 CDR척도가 1인 경증치매에 대해서는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한도를 축소한다.

메리츠화재는 어린이보험 2대질환 진단비 5,000만원의 판매를 종료한다. 수술비는 가입나이 30세까지 3,000만원, 21세 이상은 2,000만원으로 제한하고, 유사암은 최고 1,000만원으로 줄어든다.

경증치매 보장금액은 현대해상과 동일하게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한도를 낮춘다.

KB손보는 ‘종합형 KB드림플랜’의 유사암 가입금액을 3,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2대질환 수술비는 가입나이 60세 이하 2,000→1,000만원, 61세 이상 2,000→500만원으로 줄일 계획이다.

암진단비에 대해서는 76세 이상일 경우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유사암은 50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연령대를 구분해 축소한다.

흥국화재는 11일부터 ‘흥미진진S플랜’의 2대질환 수술비 가입금액을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줄인다.

농협손보도 ‘가성비굿플러스어린이보험’의 2대질환 진단비를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추며, 질병후유장해 80% 미만일 경우 보험금도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MG손보는 ‘애지중지 아이사랑’의 유사암 진단비를 3,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이며, 질병후유장해 가입 가능 금액도 한도를 8월 중에 낮춘다는 방침이다.

◇ 반복되는 한도 축소 이슈, 이번엔?

손보업계가 주력으로 선보이는 이 같은 담보들은 올 1분기 치매보험 열풍 이후 급격히 가입 한도가 늘면서 새로운 이슈를 몰고 왔다.

하지만 소비자의 역선택 및 모럴해저드, 해당 담보의 손해율 악화 가능성에 손보사들이 일제히 한도 축소에 나섰다.

특히 손보사들이 일제히 가입 한도를 줄이는 이유는 내달부터 중복가입 등을 막아 영업 과열경쟁 및 소비자의 모럴해저드를 줄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손보업계에서는 이달 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내달까지 치매보험·유사암 등 정해진 금액을 보장하는 담보의 중복가입 여부 및 상한선에 제한을 두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작년부터 반복되는 손보사들이 한도 축소를 이용한 영업 행위를 지속하면서 거짓된 정보로 절판마케팅에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도를 축소한다는 이슈로 설계사와 소비자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지만 결국 동일한 형태의 절판마케팅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손보사들은 지난 5월 유사암 담보의 가입금액이 줄어든다는 이슈를 영업현장에 배포했지만 실제 한도가 줄어든 손보사는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업계는 장기인보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타사가 어떤 영업 정책을 결정하는지를 유심히 살펴보고 업계의 흐름을 따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손해율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한도 축소를 검토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정작 가입 한도를 축소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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