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생명표 이슈 없지만 오히려 증가…“은행권 분기 실적 챙기기 여파”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올 4월 생명보험업계 방카슈랑스채널 매출이 1분기 평균값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경험생명표 이슈로 연금보험 가입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방카 매출이 증가한 것과 반대로 특이사항 없이 초회보험료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

은행권 분기 호실적 마감 여파에 따른 결과로 IFRS17에 대비하는 생보사의 살림이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이슈 없는 4월 오히려 증가한 방카 매출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발생한 생보업계 방카슈랑스채널 매출은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보업계는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 도입이 2022년 확정됨에 따라 지난 2017년부터 점진적으로 방카슈랑스채널 매출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1분기 경험생명표 개정 이슈가 발생하면서 연금보험 가입 수요가 늘었고, 이에 따라 감소세를 보이던 방카슈랑스채널 매출이 역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4월 들어 특정 이슈가 없었음에도 이례적으로 방카슈랑스 매출이 증가했다. 올 들어 발생한 해당월 매출로는 최고점을 기록한 것이다.

실제로 4월에만 방카 매출이 4,267억600만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1월 3,251억8,400만원, 2월 3,326억1,400만원, 3월 4,074억7,500만원 보다 높은 초회보험료를 달성했다.

그 중 삼성생명의 방카채널 초회보험료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경험생명표 이슈가 발생했던 1분기까지 2,176억2,600만원을 방카채널에서 거뒀지만 4월에만 1,060억7,1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이다.

삼성생명의 방카 매출 급증은 보장성보험과의 매출 비중 조절에 나선 영향이다.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의 균형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생명은 올 1분기 건강·상해보험 연납화보험료(APE)가 전년 동기 1,317억원 대비 73% 증가한 2,280억원을 기록했을 정도로 보장성보험 실적이 늘었다.

종신보험도 APE가 1,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1,620억원 대비 14% 가량 증가했다. APE란 월납, 분기납, 일시납 등 각기 다른 형태로 납부되는 보험료를 연단위로 환산한 지표다.

그간 방카슈랑스 제휴를 맺지 않았던 푸본현대생명도 3월 방카 전용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4월에만 836억400만원의 초회보험료를 기록, 4월 방카 매출로는 2위를 차지했다.

◇ 은행권 실적 챙기기에 보험사는 ‘울상’

올 4월 방카슈랑스채널 매출이 평월 대비 늘어난 배경에는 은행권 이슈가 존재했다.

은행권에서는 분기별 호실적 마감을 우선시하는데, 2분기 호실적 마감을 위해 선제적으로 판매량을 늘리면서 생보사 방카 매출이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은행권 호실적 여파로 저축성보험이 주로 판매되는 방카 매출이 증가하면서 생보사의 부담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오는 2022년 도입되는 IFRS17은 저축성보험을 대부분 부채로 인식한다. 금리가 인상되지 않고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거나 반대로 낮아질 경우 부채의 규모는 더욱 증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일부 생보사들이 전략적으로 방카채널 매출을 늘리기도 한 반면 대부분의 생보사들은 은행권 호실적 마감을 위해 부채를 떠안아야 하는 셈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은행권의 경우 매 분기별 실적 마감을 한다”며 “호실적을 내기 위해 방카슈랑스 매출을 끌어올린 영향으로 생보사 방카채널 초회보험료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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