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생각박사의 <위험과 사고>
질주하는 전동 킥보드
이동신 수석  |  ssjames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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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7  1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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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신 수석

요즘 서울 강남거리에는 전동 킥보드를 타고 출근하는 젊은이들이 크게 늘었다. 양복을 입은 청년이 자동차와 함께 차로를 달리고, 정장 차림의 젊은 여성이 골목길과 이면도로를 바람처럼 질주한다. 하이힐을 신고 치마까지 입고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출근을 서두르는 여성을 보면 넘어지지나 않을지 아찔하다.

전동 킥보드는 주로 아이들이 타고 놀던 놀이기구에 동력장치가 붙고, 정격출력이 높아져 주행속도가 빨라지면서 이제는 이륜차에 준하는 이동수단이 되었다. 최근 시간 단위로 마이크로 모빌리티(단거리 이동수단)를 빌려주는 공유서비스 업체가 늘면서 강남과 마포구 일대에는 길모퉁이 여기저기에 주차되어 있는 전동 킥보드가 쉽게 눈에 띈다. 이와 함께 전동 킥보드의 고장이나 사고 발생이 늘어났고, 심지어 ‘킥보드 뺑소니’ 사고 소식까지 접하게 된 요즘이다.

대표적인 모빌리티 업체의 기본 이용요금은 탑승 첫 5분에 1,000원이며, 그 후 1분당 100원이 부과된다. 서울시 자전거 따릉이에 비해 요금이 비싼 편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이용 시간을 줄여 요금을 아끼려는 이용자들의 사고나 전동 킥보드 자체 불량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해지고 있는 것이다.

내 주변에도 30만 원대 전동 킥보드를 구입해서 120km 이상을 탔는데, 어느 날 운행 중 갑자기 킥보드가 접히면서 부상을 입은 사람이 있다. 그가 전동 킥보드 판매회사를 상대로 제품 불량을 주장했으나 안타깝게도 “운행자 과실”이라는 말만 수차례 들었다고 한다. 또한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은 KC 마크와 인증번호를 확인하고, 안전 기준(최고속도 25km/h 이하) 적합 여부, A/S 정책 및 생산물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를 따져보고 구매할 것을 권장했다.

2019년 7월 현재, 전동 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되어 운행 시 면허가 필요하다. 게다가 16세 미만은 면허를 취득할 수 없으므로 전동 킥보드를 운행할 수가 없다. 전동 킥보드를 무면허로 운행하면 30만 원 이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하게 되며 인명보호 장구 미착용 시에는 도로교통법 제50조 위반으로 범칙금 2만 원이 부과된다.

또한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는 전동 킥보드는 자전거 도로가 아닌 차도를 이용하도록 되어 있다. 고속 주행하는 차량들 사이에서 전동 킥보드가 통행해야 한다는 점은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킥라니(킥보드+고라니)’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고 한다. 즉 전동 킥보드가 고라니처럼 불쑥 튀어나와 차량과 부딪치는 사고를 빗댄 말이다.

올 하반기쯤에는 면허가 없어도 전동 킥보드를 운행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2019년 3월 18일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제5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25km/h 이하 속도의 개인형 이동수단(킥보드)을 포함하여 자전거 도로 주행을 허용키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법 개정이 이루어지더라도 안전과 사고 발생 시 배상 책임은 이용자에게 있다. 오토바이와 달리 전동 킥보드는 자배법상 의무적 책임보험 가입 대상은 아니어서 대부분 무보험이고, 전동 킥보드로 인해 다친 피해자는 본인의 무보험자동차상해나 정부보장사업으로도 보상받을 수가 없다. 또한 전동기가 부착된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사고는 동력이 있는 차량으로 간주되어 일반 자전거 사고처럼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으로도 보상이 되지 않는다. 현재 전동 킥보드는 자동차 관리법상 위치도 애매하고, 위험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음이 틀림없다.

천 번을 무탈하게 다니더라도 악재들이 한꺼번에 휘몰아치는 어느 날 갑자기 사고가 발생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차량끼리의 충돌은 안전장치가 충분한 편이지만, 고속으로 주행하는 전동 킥보드나 자전거는 넘어지는 순간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진다. 킥보드 운전자는 차량과 충돌 시 차체와 몸이 부딪히는 1차 충격이 있고, 뒤이어 아스팔트 바닥에 충돌하면서 2차 충격을 받는다. 이로 인해 치명적인 뇌 손상, 척추 손상 발생의 개연성이 높고 실제로 그런 사고들이 접수되고 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그나마 헬멧 착용이 일반화되어 있지만 전동 킥보드는 대부분 평상복 차림이고 어떤 안전장치나 보호막도 없다. 결국 사고는 한순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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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신 수석

삼성화재(1992~2018근무) 손해사정사, 도로교통사고감정사, 보험조사분석사, 시인, 수필가(샘터문학 등단), ALL FOR ONE, 다이렉트보험코디.

ssjames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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