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입 자본 많아…매각가 ‘관건’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중국 은보감회의 안방보험그룹 위탁경영 만료 기간이 다가오면서 대주주 변경에 따른 자회사 매각 가능성에 생보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KDB생명의 이르면 연내 매각이 공론화 된 가운데 동양·ABL생명의 대주주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매각 이슈가 다시 떠오른 영향이다.

다만 세 보험사에 투입된 증자 규모가 적지 않은 만큼 회사 가치에 따른 매각가가 생보업계 지각변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다시 고개 드는 동양·ABL생명 매각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은보감회)의 안방보험그룹 위탁경영 기간이 내년 2월 만료되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각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안방보험은 지난 2015년 동양생명을, 2016년에는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을 인수했다.

그러나 작년 안방보험 우샤오후이 회장이 경제범죄에 연루되면서 중국 은보감회(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안방보험의 위탁경영을 시작했다.

은보감회의 위탁경영은 올 2월까지였으나 1년 연장되면서 내년까지로 미뤄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위탁경영 만료 이전에 안방보험 대주주 변경이 자회사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내년 생보사 매물이 대거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에서 민간 회사로 경영권이 이전될 경우 매각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점과 해외자산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각 가능성도 커진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대주주 교체와 매각은 별개로 봐야 한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안방보험 경영권이 은보감회에서 민간 회사로 이전된다고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안방보험그룹의 최대주주 변경을 동양생명 매각으로 연결시키는 등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며 “안방보험의 최대주주 지분매가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공시하기도 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KDB생명도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에는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앞서 KDB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KDB생명의 연내 매각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DB생명은 이를 뒷받침하듯 자본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재무건전성 회복과 인수 후 불필요한 비용지출 요소를 줄여 물건으로써의 값어치를 올리기 위한 작업인 셈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KDB생명이 내년 매물로 나올 경우 자산 규모에 따라 생보업계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생보사 매물, ‘매각가’ 책정이 관건

내년에도 생보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매물로써의 가치를 나타내는 매각가격이 어떻게 책정되는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을 1조1,000억원에, 알리안츠생명을 35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각각 5,000억원, 4,000억원 가량을 추가 투입했다.

안방보험이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최소 1조6,000억, 4,035억원에 매물로 내놔야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KDB생명의 경우 지난 2010년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서 대주주로부터 1조2,000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았다.

하지만 세 보험사는 시장에서의 가치가 이보다 밑도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안방보험 및 KDB산업은행은 매물로 내놓기 위해 매각가를 하향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 ABL, KDB생명이 매물로 나온다면 작년과 올해에 이어 생보업계 지각변동이 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세 보험사의 대주주가 손실을 감내하지 않고 매각가를 책정할 경우 매각이 가능할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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