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실적 부진·즉시연금 사태 지속…저축성보험 증가 및 대표이사 대거 선임까지

경기 불황에도 승승장구하던 보험사 실적이 감소세로 전환됐다.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둔 보험사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키 위해 분주한 상황. 당국과의 대립, 보험사의 생존, 상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보험업계에 한파가 몰아닥친 올 상반기 이슈들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올 1분기 많은 생보사들이 저금리 기조 장기화 및 한·미 금리 역전현상으로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즉시연금 사태가 발생하면서 금융당국과 마찰음을 냈던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소송과 관련해 법원에 2차 변론까지 진행하고 상황이다.

이 외에도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둔 상황에 경험생명표 개정 여파로 저축성보험이 반등했고, 손보업계 대비 많은 대표이사의 거취에 변화하는 등 많은 이슈가 있었다.

◇ 올해도 대형 이슈 ‘계속’
생보업계는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둔 상황에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그간 자산운용을 통해 실적 상승에 성공해왔다.

하지만 올해 일부 생보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금리 역전 현상에 따른 환헤지 비용 증가 문제와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가 실질적인 이익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삼성생명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7% 늘고, 교보생명이 흑자를 54% 늘리는데 성공했지만 대부분의 생보사 이익 규모는 예년과 유사하거나 줄었다. 한화생명의 경우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9.3%나 감소하기도 했다.

이는 2022년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 도입이 예정되면서 부채로 보험사 부채로 인식될 저축성보험의 판매량을 줄인 영향도 적지 않다.

반대로 과거부터 저축성보험의 판매 비중을 줄여오면서 보장성보험 위주로 매출을 늘려온 생보사의 경우 이익 규모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 상반기 수천억원대 보험금 지급 유무로 생보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였던 즉시연금 사태는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결국 올해 법원으로 넘어갔다.

즉시연금 상품의 불명확한 약관으로 금감원과의 갈등을 빚기도 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현재 소송 문제로 법원에 각각 1회, 2회씩 변론을 마쳤다. 삼성생명은 이달 19일 2차 공판이 예정돼 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과거 판매했던 즉시연금이 약관상 만기 보험금 제원을 공제한 후 보험금을 지급한 부분에 대해 약관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 대표이사 대거 교체, 현 상황 타개 가능할까?
지난 4월에는 제9차 경험생명표 개정 이슈도 있었다. 경험생명표란 피보험자의 실제 생존률을 분석해 보험에 적용하는 것인데, 연금보험 및 종신보험에 대표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실제 생존률이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수령하는 연금액은 줄어드는데, 이로 인해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를 지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 저축성보험 매출은 작년 대비 증가했다.

대표이사의 대거 신규 선임도 잇따랐다. 한화생명은 지난 3월 여승주 대표를 공식 선임하고 차남규 부회장과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을 시작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3월 윤열현 사장이 6년간의 공석을 꿰찼고, 신한생명은 당초 오렌지라이프의 정문국 사장이 내정돼 있었으나 2월 성대규 사장이 갑작스레 내정되면서 3월 선임됐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월 김재식 사장을 대신해 변재상 사장이 내정됐으며, ABL생명은 4월 순레이 사장 대신 시예저치앙 신임 대표 내정을 공식 발표했다. DGB생명도 2월 김경환 사장에서 민기식 사장 체제로 전환했다.

이는 생보업계가 지속되는 불황을 맞이한 데다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둔 상황에 자산운용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각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즉시연금 사태는 수천억원의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만큼 양측이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장기전으로 돌입할 것”이라며 “저금리에 자산운용이익 감소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생보사들의 생존을 위한 돌파구 마련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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