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건전성·신계약 중점 검사 예견…검사 결과 수위에 업계 관심도 ↑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금융감독원의 본격적인 보험사 종합검사가 시작되면서 보험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즉시연금 및 사업비 집행 문제로 금감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보험사가 종합검사 타겟으로 선정된 만큼 검사 결과로 인한 후폭풍을 예견하고 있다.

소비자 보호에 방점을 찍은 금감원이 4년 만에 종합검사를 부활시켜 본격적인 검사를 시작하면서 종합검사 대상으로 선정된 보험사들은 금감원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금감원, 20일 간의 본 검사 시작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한화생명과 메리츠화재를 대상으로 상반기 종합검사를 실시한다.

이번에 실시되는 종합검사는 지난 2015년 폐지된 이후 4년 만에 부활한 것으로, 금감원은 앞서 지난 4월 두 보험사에 사전 요청자료를 통보하고 지난달 사전검사까지 마쳤다.

종합검사는 이날부터 실시되고 내달 12일까지 4주간 진행된다.

중점 검사 항목은 금융소비 권익보호 및 금융거래질서 확립,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내부통제, 금융시스템의 잠재리스크 요인에 대한 선제적 대응, 시장 영향력 등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금감원이 보험금 지급능력과 자본조달 등 건전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2022년 IFRS(국제회계기준)17과 이를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을 관리·감독하는 K-ICS(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을 앞두고 생보사의 자본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생명은 올해 ‘빅3’라 불리는 생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LAT(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 결손이 예상되고 있는 상태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사업비 지출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장기보험 매출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신계약 지표 부문이 중점 검사 항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메리츠화재는 자산 규모가 업계 5위에 해당하지만 지난 2017년부터 공격적인 영업으로 매출을 늘려왔다.

이 같은 공격적인 영업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내자 현재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동일한 영업을 구사하고 있다.

본격적인 종합검사가 시작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보험업계의 관심도 높다. 작년부터 즉시연금 및 사업비 문제로 금감원과 보험업계가 대립각을 이루면서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보사 종합검사의 경우 즉시연금이 배제됐지만 작년 삼성생명을 비롯해 한화생명이 금감원의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강도 높은 검사가 예상되고 있다.

◇ 금감원의 칼날 피할 수 있을까

한화생명과 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한 종합검사가 끝난 이후 보험업계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형사인 한화생명의 건전성 문제는 중소형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

현행 회계기준상 한화생명의 RBC(지급여력비율)은 1분기 기준 218.2%다.

이는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새 회계기준 도입 시 LAT문제로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고, 이보다 밑도는 중소형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옥죄는 잣대로 이용 가능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메리츠화재의 영업방식을 들여다 본 금감원이 결과를 바탕으로 손보업계 전체를 대상해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높다.

손보업계 공격 영업 시초인 메리츠화재를 지적하면서 이를 모방하는 손보업계의 사업비 과당 지출 영업 행위 근절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은 아니라고 하지만 생보사 종합검사 대상이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이라는 점은 즉시연금 사태에 대한 보복성 검사 가능성이 짙어 보인다”며 “메리츠화재도 작년부터 사업비 부문에서 금감원의 지적을 받아온 바 있어 결코 가벼운 수준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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