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통硏 "5년간 사망자 21%↓, 사고건수는 2.9%↓…생활형 교통안전 정책 시급"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최근 5년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눈에 띄게 줄었지만 사고 건수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대적으로 피해 규모가 작은 경상사고가 늘어난 게 그 이유다. 특히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 주간에 일어난 사고가 잦았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2014∼2018년 경찰에 신고된 교통사고 110만9,987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총 21만7,148건의 교통사고가 났다. 이로 인해 3,781명이 숨졌다.

30년 전인 1989년에 교통사고 25만5,787건이 발생해 1만2,603명이 숨진 것에 비하면 사망자 수는 두드러지게 줄었지만, 사고 건수는 여전히 20만건을 웃돈다.

최근 5년간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4년 4,762명에서 4년 새 20.6%(981명) 줄었다. 사고 건수는 22만3,552건에서 2.9%(6,404건) 주는 데 그쳤다.

특히 2018년엔 사망자는 전년보다 9.6%(404명) 감소한 반면 교통사고는 0.3%(813건) 증가했다.

교통사고로 중상자는 줄었지만 경상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교통사고 때문에 중상을 당한 사람은 2014년 9만347명에서 2018년 7만4,258명으로 20.2% 줄었다. 같은 기간 경상자는 22만3,375명에서 22만7,511명으로 1.9% 늘어나는 상반된 경향을 보였다.

운전자 나이를 보면 청장년층이 낸 교통사고는 30% 이상 감소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층은 48%나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면허소지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270만여명으로 전체의 8.6%를 차지한다.

이들이 일으킨 교통사고는 전체의 14.5%, 그로 인한 사망자 수는 22.9%를 차지한다. 전체 면허소지자와 비교하면 각각 1.7배, 2.7배 높은 수준이다.

고령운전자 1만명당 발생 교통사고는 110.0건으로, 30∼40대의 2배 수준이다. 또 고령운전자 1만명당 사망자는 3.1명으로 30∼40대의 4배에 달한다.

사고율 측면에서 고령층 면허인구 1만명당 사고 건수는 110건으로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나이대에선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와 대비된다.

교통사고가 난 시간대를 보면, 상대적으로 피해가 클 수 있는 야간 사고는 10.9% 줄었다. 주간사고는 3.8% 늘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주간사고의 치사율은 1.5%, 야간사고는 2.1%"라며 "야간사고가 줄어든 것은 사망자 대비 사고 건수가 줄어들지 않은 이유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발생 장소를 구분하자면 고령 인구의 비율이 높고 도로환경이 열악한 편인 중소도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는 5.5% 증가했다. 특별광역시도에서 발생한 사고는 3.5% 감소했다.

전국적으로 보면 대체로 사고가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수도권 확장 등의 영향으로 경기, 대전·충청권에서는 눈에 띄게 사고가 늘었다.

임채홍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의 교통안전 정책은 보행자, 과속, 음주 등 사고에 치중하고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사고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측면이 있다"며 "정지선 지키기, 방향지시등 켜기, 양보 운전 등 기초질서 준수를 중심으로 생활 속 교통안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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