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역량 평가 일당이 10만원?…조회 수도 수 천 건 달해 구직자에게 ‘인기’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보험업계의 전속설계사 감소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전속채널에서 이색적인 리쿠르팅 방법이 등장했다.

채용사이트에서 자사 재무설계사 역량 평가를 위한 고객 컨설턴트에게 식사와 일당을 지급하면서 구직자를 모집한 이후 설계사의 장점을 피력하면서 리쿠르팅 하는 것이다.

게시물들은 일간 조회 수가 수 백 건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참여율도 높아 줄어드는 전속설계사채널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 인바운드 설계사 모집 방법 등장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생보사의 다수 지점에서 한 채용사이트에 설계사 역량 평가만으로 10만원을 지급한다는 모집글을 게재하고 있다.

사이트에 올라온 내용을 살펴보면 지원자는 가상고객의 역할을 맡아 설계사에 대한 현장 평가 및 직무설명회 평가해주고 식사와 함께 일 급여 10만원을 받을 수 있어, 일명 ‘꿀알바’로 불린다.

하지만 실제 기자가 해당 모집글에 지원해 담당자를 만나 대화를 나눠본 결과 해당 모집분야는 가상 고객이 아닌 설계사 리쿠르팅에 가까웠다.

리쿠르팅 담당자는 만남과 동시에 보험업, 보험상품, 설계사 등에 대한 인식 조사와 함께 리쿠르팅을 위한 사전 설문조사 작성을 권유했다.

아르바이트 참가자의 업무에 대해서는 소속 설계사들의 상품 설명 능력·해당 직무 설명 능력 등을 상세히 피드백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리쿠르팅 방식은 기존에 존재하던 설계사 모집과 차별화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채용사이트를 이용하는 리쿠르팅은 대부분 구직자가 이력서 열람을 허용한 경우 설계사가 직접 무작위로 전화해 일정을 조율, 직무설명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설계사 모집의 경우 식사 제공은 물론 5시간의 짧은 평가 시간으로 10만원의 급여를 수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직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러한 모집공고는 개별 게시글마다 수백~수천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원자도 100명 이상에 달하고 있다.

해당 보험사 관계자는 “각 지점별로 자체 시행하는 것으로 본사 지원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 전속설계사 다시 늘어나는 계기 될까
이 같은 설계사 모집 방법은 감소하는 전속설계사 조직의 인력 확충 방안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우선 설계사 역량 평가를 배경으로 한 이러한 리쿠르팅은 사업비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보험사 지점들은 지점 운영비를 명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을 지출하며, 리쿠르팅 시책비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 대형 세미나 형식으로 지점 운영비를 쓰기도 한다.

한 지점에서 70~80여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일당을 지급하지만, 이 과정에서 약 10~15명이 유입되고 있어 지점운영비 및 리쿠르팅 시책비로 충분히 사용 가능한 범위라는 설명이다.

특히 구직자가 부담없이 보험업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됨으로써 적극적인 리쿠르팅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구직자가 직접 설계사 업무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찾아오게 하는 리쿠르팅 방식은 상당히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역량 평가 시간과 급여 수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면 보험사의 설계사 모집 고민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비용이 지출되는 만큼 실제로 입과해 장기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설계사를 모집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같은 리쿠르팅 방식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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