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상품 대대적 손질..."삼성생명 벤치마킹?"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농협생명이 보장성보험 비중 확대와 함께 법인영업을 강화한다.

출범 이후 저축성보험 비중을 높여 왔던 농협생명이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장성보험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작년 적자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보험료 규모가 큰 법인계약을 활성화하고, 생보사 중 법인영업을 가장 활발히 하면서 올 1분기 불황 속에서도 흑자 규모를 늘린 삼성생명을 벤치마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자사 법인계약 가입 매력↑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하반기부터 법인 계약자를 대상으로 소비자 혜택을 확대하고, 경영인 전용보험의 인수심사를 완화한다.

우선 농협생명은 내달부터 법인 계약자 중 사업자번호 가운데 두 자리가 81~88에 해당하는 경우 연금형태 및 연금개시 기간에 따라 연금전환을 허용한다.

예컨대 확정형 상품의 경우 연금이 즉시 개시되지 않지만 거치기간은 설정 가능하며, 상속·종신형의 경우 즉시개시 및 거치기간이 설정 가능토록 하는 방식이다.

또한 ‘행복한NH경영인정기보험’은 체증 시기에 따른 보험금 규모를 늘렸다. 체증시기는 계약해당일로부터 10년 경과 시점부터 최대 25년간이다.

실제로 사망보험금 체증비율은 1~4종까지 설계 가능하며 2종을 주계약 10억원 가입할 경우 30억원까지 체증되고, 4종을 선택할 경우 50억원까지 체증된다.

여기에 주계약의 50% 장해 납입면제를 특약으로 분리함으로써 인수심사도 간편화했다. 보험료 납입면제특약 부과로 납입면제기능을 선택 가능토록 하면서 언더라이팅 절차를 간소화 한 셈이다.

특히 기존에 가입이 불가능했던 유병력자도 가입이 가능해졌다. 2형 간편고지형으로 가입할 경우 주계약 가입한도는 5,000만원에서 3억원까지 설계 가능하다.

농협생명은 법인 계약자 연금전환과 정기보험 상품 개정이 영업현장에서의 지속적인 요구가 잇따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오는 7월 시행하기 위해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연금상품의 종류에 따라 연금개시 시점이나 전환 여부가 달라져 구분한 것”이라며 “영업채널에서 법인계약도 연금전환 가능토록 해달라는 요청이 지속 제기됨에 따라 개선한 것”이라고 말했다.

◇ 흑자 전환·보장성 강화 해결 방안일까

농협생명의 법인계약 연금전환과 경영인정기보험 인수기준 완화 등은 보장성보험 비중 강화 및 매출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법인계약의 경우 일반적인 보장성보험 대비 보험료 규모가 크다. 계약에 따라 저축성보험의 규모 만큼 보험료 규모가 커지기도 한다.

지난 2012년 출범 이후 지역 농·축협과 저축성보험으로 성장해 온 농협생명이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상품 비중 조절에 나섰고, 보험료 규모가 큰 상품의 개정을 통해 보장성보험 비중 강화 및 매출 확대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경영인정기보험도 마찬가지다. 인수기준을 낮추고 높은 수준으로 보험가입금액을 설정하면서 자사 보장성보험의 가입 매력을 높인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매출 확대는 물론 지난해 적자 만회를 위한 조치로 삼성생명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수시로 개정하기도 하며, 법인영업 조직을 별도로 분리하기도 하는 등 타사 대비 법인영업에 대한 관리가 각별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출범 이후 지난해 최초 적자를 기록한 농협생명이 보장성보험 강화와 흑자 시현 등의 숙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법인계약과 경영인정기보험 경쟁력 강화가 해결 방안 중 하나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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