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수요 증가가 출시 배경…“오너리스크 및 위안화 판매 부진 요인 커”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ABL생명이 내달 외국계 생보사들 사이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달러보험을 선보인다.

세계경제의 변동성 확대와 그에 따른 금리 및 환율 전망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고객 니즈가 증가한다는 판단에서다.

보험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의 자금 수혈이 어려워진 ABL생명이 위안화보험의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 니즈에 맞춘 달러보험 선보여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은 내달 달러보험 출시를 계획하고, 현재 적용 이율 등을 내부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ABL생명이 출시하는 달러보험은 ‘(무)보너스주는달러연금보험(가칭)’이다. 가입 방식은 일시납과 월납 모두 가능하다.

ABL생명이 달러보험을 출시하게 된 계기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가치 상승에 따른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국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2017년 7월 일시납 상품인 ‘달러평생소득변액연금보험’을 출시, 올 4월까지 약 1,200건을 판매하면서 6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작년 10월 출시한 ‘달러평생보장보험’으로 3,500건의 판매 건수와 5억원의 누적 초회보험료를 기록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의 경우에도 작년 1월 출시한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이 올 4월까지 6만건이 팔리며 1,300만 달러의 높은 매출고를 기록했다.

AIA생명도 일시납 상품인 ‘(무)골든타임연금보험’으로 지난 1분기에만 1,400억원의 초회보험료를 달성하기도 했다.

외국계 생보사 위주로 출시한 달러보험이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도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로 적지 않은 매출을 기록하면서 ABL생명도 달러보험 판매에 동참한 것이다.

국내사 중에서도 오렌지라이프가 2017년부터 ‘VIP달러저축보험’, ‘달러로 키우는 저축보험’을, 하나생명이 지난 5월 27일 ‘(무)ELS의 정석변액보험(달러형)’을 출시해 판매할 정도로 달러보험의 인기가 높다.

ABL생명 관계자는 “상품의 이율 등은 현재 내부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할 수 없지만 내달을 목표로 달러보험 출시를 계획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 안 팔리는 위안화 대안 상품 될까?
보험업계는 ABL생명의 달러보험 출시를 놓고 작년 획기적으로 출시한 외화보험인 위안화보험이 당초 기대와 달리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ABL생명은 작년 3월 보험업계 최초 위안화로 보험료를 납입하고 돌려받는 ‘차이나는(무)ABL저축보험’을 출시했다.

당시 이 상품은 중국 경제 성장에 따른 위안화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으며, 위안화로 저축하기 때문에 국내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공시이율을 제공받을 것으로 예견됐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판매량은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ABL생명의 모회사인 중국 안방보험의 오너리스크도 달러보험 출시의 배경으로 풀이되고 있다.

안방보험은 지난 2016년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한 이후 수조원의 자금을 현 ABL생명에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작년 1분기 안방보험 우샤오후이 회장이 구속되고, 경영권이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로 넘어가면서 ABL생명에 대한 증자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결과적으로 ABL생명이 판매량이 극히 적은 위안화보험 대신 자금조달이 막힌 상황에 달러보험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뚫기 위한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잘 팔리는 상품을 내놓는 것은 당연하지만 ABL생명의 현 상황과 빗대어 보면 판매가 부진한 위안화보험을 대체하고,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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