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익·이진식 감사 차기 유력…보험사 감사직 갈수록 축소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차기 농협생명 상근감사직을 둘러싼 금융감독원 퇴임 인사들의 경쟁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판매자회사 소속 인사들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안리 상근감사로 적을 옮긴 정준택씨의 빈자리를 채울 하마평에 삼성생명금융서비스 감사인 이진식씨와 삼성화재금융서비스 감사인 문재익씨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 퇴임 인사들이 독식하던 보험업권의 상근감사직이 잇따라 ‘감사위원회’로 전환되면서 재취업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 판매자회사 소속 인사 재취업 ‘격돌’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최근 코리안리 감사로 적을 옮긴 정준택씨를 대신해 금융당국 출신 퇴임 인사를 대상으로 신임 감사 선임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감사였던 정준택씨는 금감원 분쟁조정국장 출신으로 올해 5월말 임기가 끝난다. 정 감사는 오는 6월 임기가 끝나는 조기인 코리안리 내부감사책임자의 후임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보험사에 비해 연봉이 높고 재보험사 특성상 민원이 적은 코리안리 감사직은 퇴임 공무원이 가장 선호하는 이직 직책으로 손꼽혔다.

퇴임 관료들의 치열한 경쟁 끝에 정 내정자가 코리안리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농협생명 감사직이 금감원 출신 인사들의 새로운 재취업 경쟁지로 부상한 것이다.

새로운 농협생명 감사 하마평에는 삼성계열 보험사의 판매자회사에 재직 중인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 감사로 재직 중인 이진식씨와 삼성화재금융서비스 감사직을 맡고있는 문재익씨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진식 감사와 문재익 감사는 각각 금융감독원 부산지원장과 생명보험검사국장 출신으로 금감원 퇴임 이후 나란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설립한 판매자회사의 감사로 부임했다.

당시 두 감사는 퇴직 이후 취업제한 기한을 넘기지 못해 금융회사의 감사로 이동할 수 없었으나 이 같은 제한이 없는 신설 법인 감사로 선임되면서 재취업 기준을 충족한 상태다.

GA 취업으로 금융사 감사 취직을 막고 있던 공직자윤리법의 장벽을 넘어선 만큼 양 감사가 당초 국장급 인사들의 자리였던 농협생명 감사직으로 ‘승급(?)’을 준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 좁아지는 입지…퇴직 관료 ‘생존 전쟁’

금융당국 퇴직 공무원들은 지금까지 독식했던 보험업권의 상근감사 직책이 연이어 ‘감사위원회’ 운영체제로 바뀌면서 금융권 재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푸르덴셜생명과 신한생명 등의 보험사들이 상근감사 대신 이사회 내부에 업무감독 및 회계감독권이 있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면서 다수의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자리를 잃은 것이다.

농협생명 감사직은 이처럼 좁아진 입지로 치열해지고 있는 퇴직 공무원들 입장에선 모처럼 찾아온 매력적인 이직 기회인 셈이다.

실제로 농협생명 감사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이진식 감사와 문재익 감사 역시 신한생명 장상용 감사의 후임으로 거론됐던 바 있다.

신한생명이 상근감사직 자체를 없애버리면서 양 감사의 보험사 이직은 무산됐으며 농협생명 감사직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전까진 보험업권 재취업 입지가 불투명했던 상태다.

공교롭게도 농협생명 감사 후보로 꼽히고 있는 이 감사와 문 감사는 현재 모두 삼성계열 보험사가 설립한 판매자회사에 적을 두고 있다. 차기 농협생명 감사직은 삼성 출신 인사들의 2파전의 양상을 보이게 된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권의 상근감사는 본디 금융당국 국장급 퇴임 인사들이 독식했던 직책이나 최근 자리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며 “재취업을 위한 퇴직 인사들의 경쟁이 격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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