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비율·시장점유율 등에서 격차 뚜렷…자본확충 부담 최대 관건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매각으로 막대한 차익을 남겼던 사모펀드 인수 사례를 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보험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손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JKL파트너스는 주가 부양을 통한 배당 수익 극대화 및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자산을 확대했던 MBK파트너스의 전략을 답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MBK파트너스가 인수할 당시의 ING생명과 비교해 롯데손보의 현 시장점유율과 RBC가 저조한 수준인 만큼 JKL파트너스는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재매각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 11년 만의 새주인 JKL파트너스의 노림수는?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 매각 우선 협상자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과거 성공적인 보험사 인수 사례로 꼽히는 MBK파트너스의 매각 전략을 답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견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는 롯데그룹이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58.5%를 4,270억원에 매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3일까지 계약을 체결할 경우 금융당국의 대주주 심사를 거쳐 7~8월에는 롯데손보의 정식 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보험업계는 당초 예상과 달리 ‘고액 배팅’을 감행한 JKL파트너스의 결정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롯데손보가 퇴직연금 시장에서 확고한 영향력을 지니고있는 것은 사실이나 사모펀드가 시장 예상 가격을 두배 이상 뛰어넘는 매각가를 제시할 것이란 예측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ING생명을 인수한 뒤 신한금융지주에 재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거둬들인 MBK파트너스의 전례를 JKL파트너스가 뒤따라 추진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JKL파트너스 역시 MBK파트너스와 동일하게 인수 이후 롯데손보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 회사 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을 노릴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 2013년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000억원에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2018년 신한금융지주에 지분 59.15%를 2조2,989억원에 매각하면서 성공적인 투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MBK파트너스는 수조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매각에 난항을 겪었으나 2017년 ING생명을 공모가 3만 3,000원에 상장, 고배당 정책을 통해 투자금 대다수를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MBK파트너스는 배당금과 지분 매각을 통해 총 4조130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인수 당시의 투자금과 비교했을 때 117.6%의 수익률을 나타낸 ‘잭팟’이 터진 셈이다.

◇ 문제는 ‘자본확충’…재매각 ‘대박’ 회의론↑

문제는 MBK파트너스가 인수 할 당시의 ING생명과 롯데손보가 처한 상황이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는 매각 당시 자산규모로 생명보험업계 6위사였던 중견 보험사였던 ING생명과 9위사인 롯데손보의 경쟁력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ING생명은 당기순이익과 RBC비율에서도 업계 평균을 상회하고 있었던 만큼 사모펀드가 인수 이후 추가로 자본을 확충할 부담이 적었다.

반면 롯데손보는 ING생명과 비교해 당기순이익 규모는 물론 RBC비율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JKL파트너스가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추가 자본확충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태다.

실제로 매각 당시 ING생명의 총자산은 23조 5,829억원이었던 반면 작년말 롯데손보의 총자산은 14조2,850억원으로 두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같은기간 양사는 당기순이익에서도 각각 1,411억원과 536억원을 기록했다. ING생명이 288.9%의 RBC비율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으로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155.4%에 머물러 있다.

롯데손보는 당장 올해말부터 발행했던 후순위채 상환이 필요한데다 비상장사였던 ING생명과 달리 상장 차익을 거두기도 어렵기 때문에 JKL파트너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수 성공 이후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추진할 ‘실탄’이 충분했던 MBK파트너스와 달리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를 인수하더라도 당장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남아있다”며 “JKL파트너스가 ING생명 수준으로 재매각 대박을 거두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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