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부채 상품 매출 오르고 변액보험은 줄어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지난 2월까지 IFRS17 도입과 관련해 수익성에 연관성이 깊은 저축·변액보험 판매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IFRS17 도입 시 보험사에 부채로 작용하는 저축성보험은 경험생명표 이슈로 매출이 증가한 반면, 대표적인 수익성을 나타내는 변액보험의 매출은 약 4분의 1가량 감소했다.

저축성보험 매출 증가 현상이 1분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생보업계의 변액보험의 매출 확대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저축 ‘늘고’, 변액 ‘줄고’ 역행의 연속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계의 지난 1~2월 저축성보험 매출 증가했지만 이와 반대로 변액보험 매출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저축성보험은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국제회계기준)17 도입 시 대부분 부채로 인식돼 생보사들이 판매를 지양하고 있다.

반면 변액보험은 보험료의 일부를 펀드에 투자, 수익률이 보험금에 반영되기 때문에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 부담이 적어 생보 상품 중 수익성이 가장 뛰어난 상품에 속한다.

이에 생보사들은 오는 2022년 IFRS17 도입에 대비해 저축성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채널 매출을 줄이고 변액보험의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작년까지 순조롭던 저축·변액보험 판매 비중 조절이 올 들어 역행하고 있다.

실제로 저축성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매출은 2월 누적 6,577억9,800만원으로 작년 6,032억3,400만원 대비 8.29%(545억6,400만원) 증가했다.

반대로 변액보험의 올 2월 매출액은 1,582억4,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5,751억4,300만원 보다 72.4%(4,168억9,700만원) 줄었다.

저축성보험이 주로 팔리는 방카채널 매출이 증가한 이유는 지난 4월부터 적용된 경험생명표 개정 이슈 때문이다.

4월부터 생보업계 상품에 평균 수명이 증가한 제9차 경험생명표가 적용되면서 1분기 내내 연금보험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오르거나 연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마케팅이 횡행했다.

변액보험은 작년 4분기부터 하향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10월 들어 주가가 급락한 이후 현재 소폭 회복했지만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작년 10월 말 코스피 지수는 1,996으로 하락한 이후 현재 2,176으로 회복됐지만 작년 상반기 최고점을 기록한 2,500선대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 변액보험, 매출 감소세 접어들까

생보업계는 저축성보험 매출 상승세가 4월부터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보업계 상품에 제9차 경험생명표가 적용되면서 절판마케팅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익성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변액보험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가의 반등 가능성이 높지 않은 요인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변액보험 실질수익률 제공 의무화 추진도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생보업계에 부담이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내년 초부터 저축성보험이나 보장성 변액보험에 사업비 등 각종 비용을 반영한 ‘실질수익률’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특별계정(펀드) 수익률을 주로 안내하고 있지만 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 수익률이 반영된 실질수익률이 공개될 경우 변액보험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펀드에 따라 수익률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은 주가 영향에 따라 가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작년 말부터 주가가 하락한 이후 반등하지 못하며 변액보험 가입도 저조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축성보험은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변액보험의 매출 부진은 IFRS17에 대비하는 생보사들에게 치명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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