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약관 이해도 평가 공개…15개사 상품 중 6개 '미흡' 판정

[보험매일=이흔 기자] 보험약관의 내용이 어렵고 복잡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이 금융위원회의 위임을 받아 생명·손해보험회사의 상품을 대상으로 보험약관 이해도를 평가했더니, 같은 상품군을 대상으로 한 3년 전 평가 점수와 비교해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낮아졌다.

30일 보험개발원이 공개한 제17차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 결과를 보면, 15개 손해보험회사 장기보험상품의 약관 이해도는 100점 만점에 평균 62.2점을 받았다.

2016년에 이뤄진 제13차 평가에서 63.8점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점수는 오히려 낮아졌다. 등급으로는 모두 '보통'에 해당한다.

이번 평가는 23개 생보사와 15개 손보사별로 신규계약 건수가 가장 많은 대표 상품을 선정, 평가위원회와 일반인이 약관의 명확성(40점 만점)·평이성(33점)·간결성(15점)·소비자 친숙도(12점)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점수가 80점 이상이면 '우수', 70점 이상∼80점 미만은 '양호', 60점 이상∼70점 미만은 '보통', 60점 미만은 '미흡' 등급으로 분류된다.

업체별로 보면 15개 손보사 중 ACE·AXA·롯데 3곳만 양호 등급을 받았다.

NH농협·BNP·현대·AIG·메리츠·한화 등 6곳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머지 흥국·KB·DB·MG·삼성·더케이 등 6곳은 보통으로 분류됐다.

전체적으로 2016년보다 '간결성'에서는 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명확성'과 '평이성'에서 점수가 하락했다.

특히 약관의 필수 기재사항을 누락하거나 보장내용을 명확히 파악할 수 없도록 한 점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비례보상', '피보험자의 항변', '연단리 복리', '실종선고' 등과 같이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와 내용을 쓰면서도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거나 빠졌다는 점도 평균 점수를 깎았다.

3년 전 평가 대상이었던 13개사를 놓고 보면 메리츠·롯데·MG·ACE 등 4곳의 점수가 올랐다.

롯데가 상승 폭이 가장 컸다. 62.2점에서 70.0점으로 7.8점 올랐다.

보험개발원은 "과거 감점 사항을 적극 반영해 약관을 개선한 게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사 23곳의 정기·종신보험 평균 점수는 69.3점이었다. 2016년보다 0.3점 올라가는 데 그쳤다. 여전히 보통 등급이다.

23곳 중 메트라이프와 교보라이프플래닛 두 곳만 우수 등급을 받았다.

하나·DB·신한·ABL·KDB·미래에셋·BNP 등 7개사는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교보생명은 유일하게 미흡 등급을 받았다. 나머지 13곳은 보통 등급에 속했다.

보험개발원은 "평가 결과와 세부 내용을 보험회사에 제공해 약관의 이해 가능성을 높이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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