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본입찰 적격예비후보 대거 참여…가격 협상 관건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새 주인을 찾고 있는 롯데손해보험이 본입찰에 적격예비후보였던 사모펀드들이 일제히 참여하면서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롯데손보는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큰 영향력을 장점으로 하고 있으나 IFRS17 도입으로 인한 자본확충 부담 및 미미한 시장 점유율이라는 단점을 안고 있는 상태다.

예비 입찰에 이어 본입찰까지 사모펀드들이 주도함에 따라 향후 롯데손보 매각의 성패는 롯데그룹과 입찰사들 사이의 매각가 협상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사모펀드 롯데손보 인수 ‘불꽃 경쟁’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증권이 개최한 본입찰에서 다수의 사모펀드가 입찰에 참여했다.

롯데손보의 예비적격후보로는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대만 푸본그룹과 유니슨캐피탈 등이 선정된 상태다.

올해 초 진행했던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사모펀드 및 외국계 금융사들이 본입찰에도 인수 의향을 나타냄에 따라 롯데손보 매각은 우선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 인수전은 크게 수익을 원하는 사모펀드와 퇴직연금 운용을 노리는 대만 푸본그룹 사이의 2파전의 양상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인수에 참여한 사모펀드들은 오렌지라이프 등 보험사 인수를 통해 사모펀드가 큰 수익을 거둘수 있음이 증명됨에 따라 롯데손보에도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본입찰에 참여한 MBK파트너스의 경우 오렌지라이프의 전신인 ING생명을 인수, 고배당을 통해 꾸준히 수익을 거둔데다 신한금융지주 매각을 통해 2조원대의 차익을 나타낸바 있다.

현대라이프생명 지분 인수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푸본현대생명을 발족시킨 대만 푸본그룹 역시 롯데손보가 보유한 탄탄한 퇴직연금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손보가 업계 중위권의 점유율에 머물고 있음에도 그룹사 물건을 독식하면서 퇴직연금 분야에서 삼성화재에 이어 2위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푸본생명은 대만 시장에서도 퇴직연금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회사다. 푸본그룹 관계자들은 롯데손보 경영진이 참석한 설명회에서도 퇴직연금 시장에 대해 심도 있는 질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롯데손보는 미미한 시장점유율에 발목이 잡혀 국내 금융사들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사모펀드와 외국계 금융사의 인수 의향을 확인하는데는 성공한 셈이다.

◇ 매각가 협상…자본확충 부담 경감 ‘최우선’

롯데그룹은 본입찰 참가사들을 대상으로 1~2주간의 서류검토 작업을 거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롯데손보의 새주인 찾기는 이후 롯데그룹이 원하는 매각가와 입찰 참가사들이 생각하는 가격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느냐에 따라 갈릴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손보 매각가격으로 5,000억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모펀드를 비롯한 인수후보자들은 롯데손보 인수 이후 IFRS17 도입 등으로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사모펀드가 보험사 인수로 큰 수익을 냈던 오렌지라이프와의 결정적인 차이다. MBK파트너스에 인수될 당시 오렌지라이프는 과거 대주주였던 ING그룹의 지침에 따라 착실히 자본을 확충해왔었던 상태다.

오렌지라이프가 생명보험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RBC비율을 기록하고 있었던 만큼 MBK파트너스는 인수 이후 이 같은 자산을 활용해 매출을 확대할 수 있었음은 물론, 고배당 정책으로 투자금을 지속적으로 회수할 수 있었던 셈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매물로 가지는 장점은 탄탄한 퇴직연금 시장이며 단점은 미미한 시장 영향력과 추가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며 “수익 창출이 가장 중요한 사모펀드들이 롯데그룹이 원하는 5,000억원을 잡음 없이 지급할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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