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 보험료 폭탄→저렴한 실손 대체 마케팅…장·단점 분명히 따져야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보험시장 포화 등 영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최근 소비자의 가입 니즈가 높은 실손보험 전환 가입 유도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09년 표준화 이전의 100% 보장 실손보험의 경우 갱신 시 보험료 인상폭이 커 보험료 지출폭이 증가해 결국 보험료 지출 손해가 커질 수 있다는 마케팅 전략이 횡행하고 있는 것.

손해율이 높은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료 인상폭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보장 및 상품 구조가 상이한 만큼 소비자는 득·실 여부를 따져야 가입할 필요가 있다.

◇ 다시 뜨는 실손 전환 마케팅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기부담금 0%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손보험 갈아태우기 영업이 다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가구당 보험가입률이 98.4%에 달해 보험시장이 포화됐으며, 저축성보험의 수수료 인하 및 온라인채널의 성장이 맞물려 영업 환경이 어려워진 탓이다.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가입자가 입원 및 통원, 약제에 대해 지출한 의료비를 환급해주는 상품으로 소비자의 가입 니즈가 높아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상품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영업현장에서는 지난 2009년 이전에 판매된 자기부담금 0%의 실손보험을 현재 판매되고 있는 실손보험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하는 영업방식이 눈에 띄고 있다.

입원 및 통원, 약제 항목으로 지출한 의료비를 100% 보장받는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은 보험료 매년 갱신할 때마다 보험료 인상률이 높다는 게 이유다.

이렇게 활용되는 마케팅은 ▲판매중지로 신규가입자 유입이 없고 막판 가입자 나이 상승 ▲가입 시기별 실손의료비 인상률 상이 및 손해율 악화 ▲젊고 건강한 가입자의 이탈 가속화 등이다.

결과적으로 판매 중단된 상황에 상대적으로 손해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젊은 가입자 유입이 없어 향후 지속적으로 손해율이 악화되고, 보험료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이러한 마케팅은 실손보험의 가입 의사가 있는 고객을 신규 실손 고객으로 유치하고, 실손보험을 비롯한 타 상품과 연계판매를 위한 전략이다.

실손보험은 작년 3월까지 건강보험의 특약으로 끼워팔기가 가능했다. 하지만 그해 4월부터는 끼워팔기가 금지돼 단독으로만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설계사들의 판매 의지가 한때 꺾이기도 했다.

기본형과 비급여항목을 별도로 분리한 특약형으로 구분되는 단독 실손보험 상품은 판매 수수료가 매우 낮아 설계사의 수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했기 때문이다.

◇ 실손 전환, 장·단점 따져보고 가입해야

이 같은 영업방식은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반드시 알려야 할 부연설명이 누락돼 있어 소비자는 실손보험 전환 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실제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 상품의 손해율은 작년 상반기 기준 134.1%로 보험금 누수가 발생하고 있어 해당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보험료 인상을 경험하고 있다.

다만 100% 보장받을 수 있는 실손보험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적은 신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면 20% 가량의 자기부담금을 지출해야 한다.

특히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 비급여 MRI 등은 특약형을 별도로 가입해야 하고 연간 진료 및 보장 횟수도 제한돼 향후 정해진 한도 내에서만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2017년 4월을 기준으로 제2의 국민보험이라 불리는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악화돼 보험금 누수 현상이 반복되자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 및 손해율 안정화를 위해 방안 마련에 나서면서 상품 구조가 달라진 영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상품 구조가 변경되면서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면서 “최근 실손보험 전환 가입을 유도하는 마케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데, 자기부담금 0% 실손보험의 단점만 부각하고 있어 소비자는 구체적으로 따져보고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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