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담보 보장 확대 전략 구사…한시 판매 반복, 부작용 우려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의 치매보험 판매 제동에 이슈 상품을 전환하고 나섰다.

올 1분기 보험업계의 치매보험 과열 경쟁으로 금융당국이 판매 조정을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하자 손해율 관리 및 타 상품 판매를 통한 장기인보험 매출 확대를 꾀하는 전략이다.

손보사들의 잦은 인수기준 완화 및 보장 확대 전략이 소비자의 보장·상품 선택권 확대에 기여하고 있지만, 무분별한 판매에 따른 불완전판매 및 모럴해저드까지 우려되고 있다.

◇ 너무 빠른 손보업계 상품 운용 변화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들은 1분기 치매보험 판매 이슈에 금감원 제동이 걸리자 빠르게 이슈 상품을 전환하고 나섰다.

치매보험이 보험업계에 돌풍을 몰고 오면서 과열 경쟁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상품 운영 시 유의사항을 담은 공문을 보험업계에 전달했다.

금감원이 보험업계에 전달한 공문은 경증치매 담보가 소비자의 모럴해저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계약심사 등의 업무에 주의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치매보험 판매에 제한을 둔 셈이다.

이에 손보사들은 발병률이 높아 소비자 니즈가 큰 암보장을 강화했다. 특히 발병률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완치율도 높은 유사암의 보장 한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이에 따라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손보사들의 유사암 담보는 유례없는 5,000만원 한도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기조 속에서 DB손보는 운전자보험에 집중했다. 기존 가입한도가 5,000만원인 형사합의급(교통사고처리지원금)은 7,000만원으로 상향조정됐다. 타사는 5,000만원까지 보장한다.

또 변호사선임비용은 타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렸으며, 면허취소 보장은 2,000만원, 면허정지일당은 7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인상했다.

현대해상은 이날부터 ‘퍼펙트플러스종합보험’의 뇌혈관·허혈성심장질환 진단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확대했다. 수술비의 경우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렸다.

삼성화재는 지난 1월 GA전용 상품으로 출시한 ‘천만안심’의 유사암 진단금을 타사와 유사한 2,000만원까지 조정했으며, 가입연령도 이달까지 확대한다. ‘천만안심’은 지난 1월 삼성화재의 GA채널 매출을 대폭 끌어올린 1등 공신 상품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치매보험 판매에 신중을 기할 것을 권고하면서 손보사들이 발 빠르게 대처하는 모양새”라며 “소비자의 니즈가 높은 장기인보험 상품군의 보장 확대로 고객 유치에 나서면서 수익성까지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긍정과 부정…공격영업의 양면
손보사들의 이 같은 영업 전략은 높은 보장 규모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상품 선택권 확대 및 니즈 충족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각종 질병 및 불의의 사고에 따른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다만 설계사들의 공격적인 영업을 야기하는 이 같은 전략은 부작용을 불러오기도 한다.

인수기준 완화 및 보장 확대 전략은 판매 기한이 정해져 있는데, 이는 설계사들의 절판마케팅으로 이어진다.

절판마케팅에는 주로 ‘이번만’,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절호의 찬스’ 등 자극적인 문구가 삽입돼 설계사의 가입 촉구가 이어지기 때문에, 소비자가 충동적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부 담보는 모럴해저드 발생 가능성을 야기하는 경우가 있어 소비자의 보험사기 가능성을 높이는 경우도 발생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격영업은 소비자의 가입 선택 폭을 넓히는 긍정적인 효과와 절판마케팅 및 모럴해저드에 따른 계약해지율 및 손해율 상승 가능성의 부정적인 면이 존재한다”며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공격영업이 나쁘다 할 수 없어, 소비자와 보험사 및 설계사가 피해를 보지 않는 적정선의 저울질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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