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이흔 기자] 중국의 부유층과 중산층이 자산 관리의 위험 분산을 위해 홍콩에서 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풍조가 거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홍콩 보험 당국의 집계 결과 지난해 홍콩에서 개인이 납입한 총보험료의 30%는 중국 본토에서 온 사람들이 납입한 것이었으며, 그 금액은 476억 홍콩달러(약 6조9천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5년 중국 본토인의 납입 비중이 15%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2배로 높아진 것이다.

중국 본토인들은 생명보험, 중병보험, 장기 저축성 보험 등에 주로 가입하며, 홍콩달러가 아닌 미국 달러로 지급되는 보험 상품도 매우 선호한다.

중국 당국은 한해 개인이 환전할 수 있는 외화의 규모를 5만 달러(약 5천700만원)로 제한하기 때문에,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지 못하고 분할 납부를 위해 매년 홍콩으로 오는 본토인들도 많다.

베이징에서 항공우주 컨설턴트로 일하는 란톈이는 "중국에서 의료보험에 이미 가입했지만, 내 딸이 커서 외국에서 공부할 때를 대비해 달러로 지급되는 저축성 보험을 홍콩에서 가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중국의 부자들은 한해 납입 보험료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홍콩의 한 보험 에이전트는 "우리 팀에는 600명의 에이전트가 있는데, 지난해 보험료 수입은 전년보다 70% 급증했다"며 "한해 100만 달러(약 11억원)는 물론 200만 달러의 보험료를 납입하는 부자들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SCMP는 "사업을 하는 개인의 재산과 그가 운영하는 사업체의 재산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중국의 현실에서, 도산이나 재산 압류 등에 대비해 배우자나 파트너를 보험 수혜자로 하는 거액의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 2012년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후 반부패 사정의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당국에 의해 언제 재산을 압류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이러한 거액의 보험 가입 풍조에 일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도 이러한 풍조가 외환 관리에 차질을 빚게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카드회사인 유니언페이는 지난 2016년 중국 본토인이 자사 카드를 사용해 홍콩에서 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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