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와 내년 사이 M&A 기회 온다"

[보험매일=이흔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교보생명 인수설에 대해서는 "우선 그곳의 내부 상황이 정리돼야 할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교보생명은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지난달 신창재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특정가격에 팔 권리) 이행을 요구하는 중재신청을 하면서 기업공개(IPO) 등 내부 일정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윤 회장은 또  "올해와 내년 사이 인수합병(M&A)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11일 금융지주사의 포트폴리오 강화 계획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KB금융은 최근 수년간 금융지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M&A 대상을 물색 중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생명보험사, 증권사, 카드사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금융 그룹이 연간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KB금융지주를 앞서면서 KB금융도 M&A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윤 회장은 M&A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적절한 상대와 가격, 타이밍 등이 모두 맞아야 하는 만큼 내부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역량을 우선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M&A 이전에 내부 역량이 있음에도 아직 발휘되지 못한 것을 발휘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첫 번째"라며 "무엇을 인수하든지 그 회사가 하면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평가 지적을 받는 주가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는 심정을 밝혔다.

그는 "실질적인 펀더멘털에 비교해 (주가가) 과다하게 디스카운트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사주 매입에 대해서는 "건전한 자본 비율을 유지하는 선에서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개인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을 때도 나름의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는 귀띔도 했다.

윤 회장은 지난해 총 6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였다. 자사주 매입은 그의 책임 경영 의지를 담은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윤 회장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잘 하겠다', 혹은 '주가가 실질보다 너무 낮다' 등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점 감소로 노인 등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이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될 수 있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가 노력을 많이 하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그는 "창구 업무를 분석해보니 공과금 수납, 카드 분실 등 신고 업무가 많았다"며 "공과금 업무는 사실 수익이 크지는 않지만 충실히 하고, 신고 업무는 영업점에 설치된 자동화기기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KB는 비대면 서비스를 개편한 보이는 ARS 서비스, 저시력자를 위한 큰 글씨 조회·이체 서비스, 폰뱅킹 느린 말 음성 안내 서비스 등을 운영 중이다.

수요가 많은 신고 업무는 스마트텔러머신(STM)과 KB스타샷을 통해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스마트폰 촬영으로 쉽게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는 'KB스타샷'의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 금융서비스 접근성도 높였다.

윤 회장은 KB금융 내부에서 직급과 무관하게 모든 직원과 소통을 즐기는 온화한 리더라는 평가를 받는다.

비서진에게 예고 없이 주말에 승용차를 몰고 출근했다가 청경이 회장을 수행기사로 오인해 짓궂은 장난을 했다는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내부적으로는 부드럽지만, 업계에서는 10년 넘게 이어진 신한금융 중심의 판도를 깬 야심 찬 승부사형 최고경영자(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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