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국채시장서 보험사 채권투자 비중 높아…근본적 해결책 마련도 어려워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보험사들이 국채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이는 국채 금리 자체를 하락시키는 딜레마로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보험사의 보유 국채 및 장기국채 매입 규모가 날로 증가하기 때문인데, 보험업계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 금리 낮아 국채 투자할수록 국채금리 더 낮아져 ‘딜레마’

7일 보험연구원 임준환 선임연구위원과 문혜정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보험회사의 금리 딜레마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저금리는 보험사의 국채투자를 촉진하고, 국채투자 증가는 다시 금리를 하락시키는 ‘금리의 정(+)의 피드백’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이 보험사의 자본관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보험사의 장기국채 수요증대는 다른 금융권 대비 보험권의 높은 성장, 즉 보험부채 증가에 따른 자산 확대에 기인한다.

보험사의 전체 자산규모는 2008년 354조7,000억원에서 2018년 1,155조원으로 증가하면서 연평균 약 13%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자산규모가 증가하면서 보험회사의 국채보유 규모 또한 2008년 말 80조원에서 2018년 3분기 말 253조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국채보유비중은 GDP 대비 7.3%에서 14.2%로 높아졌다.

반면 만기 10년 국채금리는 2008년 4.87%에서 2019년 3월 1.95%까지 하락했다.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2008년 국채금리 만기 1년은 3.26%, 만기 20년 4.6%를 갖는 우상향 기울기를 보인 반면 지난 3월에는 국채금리 만기 1년 1.72%, 만기 20년 1.86%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장기금리 구간의 경우 금리 역전도 발생했는데, 만기 50년 국채금리가 만기 20년과 만기 30년 국채금리보다 낮은 현상도 관찰됐다.

문제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보험사들의 국채투자가 이처럼 증가함에 따라 국채금리는 반대로 낮아지는 딜레마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보험사의 듀레이션 갭을 크게 늘리게 되며, 요구자본 산출 방식이 보험부채 실제 현금흐름의 만기확대, 금리충격 시나리오 등으로 강화되는데 있어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을 앞두고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보유한 보험계약자의 해약 유인을 제한하여 해약율이 감소할 수 있는데, 이는 듀레이션 갭을 추가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어 보험사는 저금리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 금리 딜레마 해결 방안 無…차선책만 있을 뿐

임 선임연구위원은 보험사의 경우 현재의 금융환경에서 금리 딜레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가 용이하지 않다고 시사했다.

그러면서 한계점이 존재하지만 차선책으로 보장성보험 비중확대, 파생금융상품, 해외투자 또는 대체투자 등을 활용할 것을 해결방안으로 조언했다.

예컨대 해외투자 확대는 보험사의 국채수요를 줄여 금리 딜레마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환헤지부담, 롤오버 또는 환위험의 존재로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우량 회사채 또는 대체투자의 비중 확대를 고려할 수 있으나 우량회사채 투자의 경우 국내 우량 회사채 시장 규모가 작고, 대체투자의 경우 높은 위험계수가 적용됨을 고려해 볼 때 그 효과도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다.

임 선임연구위원은 “국채투자 증가에 따른 금리의 정의 피드백이 발생하면서 파생상품, 해외투자 또는 대체투자 등이 금리 딜레마를 벗어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차선책은 될 수 있다”며 “감독당국은 보험사의 국채투자 증가가 국채금리 하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에 대한 연착륙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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