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보험사 주요지표 하락…전반적으로 RBC만 일부 ‘증가세’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지난해 같은 계열 보험사 중 삼성과 흥국 계열을 제외한 대부분이 주요 경영지표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막론하고 대부분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RBC는 일정부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 외의 지표에서는 역성장 한 것이다.

생보사는 고액의 저축보험 및 고가의 종신보험 판매가 감소했고, 손보사는 지난해 폭염 장기화된 폭염이 자동차보험에 실질적인 타격을 입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2018, 주요 보험사 실적 ‘우울’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 보험사와 흥국생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 보험사들은 지난해 주요 경영지표가 전년 대비 하락했다.

2017·2018년 주요 지표 변화를 살펴보면 삼성생명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3.68%→6.74%, ROA(총자산수익률) 0.38%→0.69%, 당기이익 9,407억원→1조7,9978억원, 운용자산이익률 3.28%→4.02%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ROE·ROA가 하락했으나 당기순이익이 1조429억원→1조571억원, 운용자산이익률 3.3%→3.31%, RBC(지급여력비율)가 324.54%→333.80%로 소폭 늘었다.

반면 한화생명은 ROE와 ROA, 운용자산이익률이 각각 2.32%, 0.17%, 0.18% 하락했고, 당기순이익도 5,254억원에서 3,592억원으로 줄었다. RBC는 전년 대비 7.6%포인트 개선됐다.

한화손보도 ROE 및 ROA, 운용자산이익률이 전년 대비 각각 8.09%, 0.59%, 0.21% 감소했으며, 흑자 규모도 1,492억원에서 823억원으로 대폭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RBC 비율만 전년 대비 14.63%포인트 늘었다.

농협생명의 경우 2017년 1,009억원의 당기순이익이 작년 –1,230억원으로 돌아서며 ROE 2.63%→-3.28%, ROA 0.16%→-0.19%, 운용자산이익률 3.16%→2.63%로 전부 감소했다. 이에 따라 RBC도 22.94% 하락했다.

농협손보는 작년 폭염의 여파로 농작물재해 보험에서 적자가 늘며 당기순이익이 264억원→19억원으로 대폭 줄었고, 운용자산이익률 및 ROE·ROA·RBC 모두 전년 대비 각각 0.04%, 3.79%, 0.29%, 13.96% 감소했다.

DB생명도 마찬가지로 당기순이익 292억원→246억원, 운용자산이익률 3.66%→3.62%, ROA 0.28%→0.23%, ROE 4.66%→4.01%로 줄었고 RBC만 전년 대비 3.4%포인트 증가했다.

DB손보의 당기순이익도 6,220억원에서 5,148억으로 줄었고, 운용자산이익률과 ROE, ROA 등이 각각 0.23%, 3.81%, 0.45% 감소했다. RBC는 201.62%에서 216.25%로 유일하게 늘었다.

KB생명은 당기순이익이 190억→154억으로 줄었으며, 운용자산이익률 3.38%→3.15%, ROA 0.21%→0.17%, ROE가 3.48%→2.86%로 하락한 반면 RBC.는 154.7%에서 173.5%로 올랐다.

KB손보는 당기순이익 3,605억원→1,857억원, 운용자산이익률 3.33%→3.04%, ROE 14.06%→6.72%, ROA 1.4%→0.67%, RBC 190.31%→187.09% 등 모든 지표가 하락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삼성 계열 보험사를 제외하고 주요 경영지표가 대부분 증가했다. 실제로 당기순이익은 459억원→607억원, ROE 2.93%→3.25%, ROA 0.17%→0.22%, RBC 180.2%→186.0%로 늘었다. 운용자산이익률만 3.59%→3.42%로 줄었다.

흥국화재는 자산운용이익률이 3.35%→3.4%, RBC 195.56%→203.74%로 증가했고, ROE·ROA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6.75%, 0.39%, 349억원 감소했다.

◇ 주요 경영지표, 올해도 힘들 듯

삼성생명은 지난해 삼성전자 지분 매각으로 일회성 순이익이 증가됐고,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반면 타사 대비 안정적인 손해율로 순이익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주요 경영지표가 긍정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RBC를 제외하고 대부분 주요 경영지표가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는 생보사의 경우 IFRS17 도입에 대비, 저축성보험 축소와 보장성보험의 성장이 한계에 맞닥뜨렸으며, 손보사는 기상 악화가 주요 원인이다.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은 저축성보험의 경우 계약과 동시에 대부분이 보험사의 부채로 인식된다. 생보사 입장에서는 팔면 팔수록 수익보다 부채를 떠안게 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간 보험료 규모가 커 일시적으로 당기순이익을 늘리는데 이용되던 저축성보험 판매량이 감소해 결국 주요 경영지표의 감소세로 돌아왔다는 설명이다.

특히 IFRS17 도입에도 수익으로 인정되는 보장성보험의 경우에는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 보험료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종신보험 판매량까지 감소하면서 생보사의 실적 부진을 가져왔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항목에서 지난해 적자 규모가 커져 부진한 실적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여름 최고 기온이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장기화되며 대중교통보다 개인의 자동차 이용량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사고 빈도 또한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손해율 관리에 따라 손보사의 한 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지난해 손해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이익보다는 적자 규모가 커진 탓이다.

이와 함께 자동차보험금 지급 규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과 정비수가도 인상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원인이 됐다.

손보사들은 이 같은 요인 중 정비수가 인상분 일부만 반영, 올 초 3%대의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고 하반기 추가 요인에 대한 보험료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이달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적용과 노동가동 연한이 60세에서 65세로 연장됨에 따라 보험금 지급 규모 또한 증가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집중하면서 RBC는 증가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주요 경영지표는 대부분 하락했다”며 “삼성생명의 경우에도 1회성 요인이 아니었다면 부정적이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손보사의 경우 작년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요인이 많았는데, 올해 추가적인 요인 발생으로 손해율 관리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올해 지표가 작년 대비 나아질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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