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점포 실적 변화 크지 않아…미미한 시장 점유율 문제 ‘여전’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해외시장 현지화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작년 시장 확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금융당국과 중국측의 보험산업 개방 지원에도 불구 대형 손보사들의 해외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시장의 실적이 나란히 줄어든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 영업 시장의 포화로 해외실적 비중 확대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이 같은 성장 정체 현상이 계속됨에 따라 손보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차이나’지 않았던 중국시장

2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목표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던 대형 손보사들이 작년 실적이 나란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 중국법인은 작년 1,651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이며 매출이 소폭 감소, 시장점유율이 여전히 소숫점 단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중국 시장에서 2015년(1,753억원), 2016년(1,698억원), 2017년(1,656억원)에 이어 3년 연속 매출이 줄었다.

현대해상 또한 작년 중국 시장에서 153억8,537만원의 원수보험료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179억6,000만원 대비 보험료 수입이 25억7,463억원 줄었다.

현대해상의 최근 5년 중국 시장점유율은 2014년 0.017%를 점점으로 매년 줄어들어 작년 기준 0.008%에 불과한 상태다.

KB손보는 중국 시장 진출 대형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늘어나며 체면치례를 했으나 시장점유율을 유의미하게 늘리기에는 성장 규모가 역부족이었다.

KB손보의 중국 법인인 LIG손해보험중국유한회사는 작년 221억8,147만원의 실적을 거둬들이며 181억 7,384만원이었던 전년 대비 매출이 40억763만원 증가한 상태다.

중국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던 대형 손보사들이 수년간의 노력에도 불구,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는 점은 후발 진출을 고려했던 손보사들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작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보험산업 개방 확대 계획 발표에 이어 양국 금융당국의 진출 금융사 지원 정책이 이어졌음에도 실질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기에는 부족했던 것이다.

이는 지난 수년간 지적됐던 것처럼 국내 손보사들의 ‘현지화’가 이뤄지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해외 교포나 중국진출 한국 기업 등 내국인 만으로 시장을 공략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따는 설명이다.

중국 손보시장은 세계 2위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대다수 시장을 내수 고객을 확보한 중국 보험사들이 독식하고 있는 구조를 돌파하기 위해선 결국 중국당국의 규제를 뚫고 현지 고객 계약을 적극적으로 확보할 방안 마련이 시급한 셈이다.

◇ 급성장 동남아 시장 대안될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손보사들은 그림자 규제가 심한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최근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에 주목하고 있다.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 신흥 경제발전 국가들의 시장에 현지보험사 지분 인수나 법인 설립으로 진출했던 손보사들이 중국 시장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DB손보는 2015년 베트남 손해보험 시장점유율 5위인 피티아이(PTI)손보 지분 37.3% 인수,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피티아이손해보험은 작년 적극적인 영업 확대로 지난해 베트남 보험사 3위권까지 올라서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동남아 금융 허브로 꼽히는 싱가포르 시장에서 유의미한 매출 증대를 보였다. 작년 삼성화재 싱가포르 법인은 총 1,179억7,700만원의 보험료 수익을 나타내며 전기(835억9,900만원)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다.

삼성화재의 중국법인과 싱가포르법인은 작년 상반기까지 보험료 수익 규모에서 2배 이상의 격차가 있었으나 이 같은 차이는 작년 말 500억원 이하까지 좁혀진 상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포화상태가 지속되며 해외 진출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 시장의 규모가 분명 크지만 시장 공략이 여의치 않으면서 그 대안으로 동남아 시장이 유력하게 고려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