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특수고용직 기자회견…여의도서 1박2일 투쟁·13일 대규모 집회

[보험매일=이흔 기자]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조법 2조 개정을 즉각 추진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민주노총 특수고용노동자 대책회의는 1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고용직 문제는 더이상 일부 소수집단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적 문제"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특수고용직은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사업주에게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얻은 수입으로 생활하지만, 형식적으로는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직종을 말한다.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인터넷 설치기사, 화물차 운전자 등은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돼 노조 설립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대책회의는 "특수고용직은 노동조합 설립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길거리에서 죽어도 산재보상 권리가 없고, 현장에서 잘려도 당장 생계 대책이 없으며, 체불을 당해도 어디 하소연할 곳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정부는 최소한의 기본권과 인권 보장을 위한 특수고용직 노동자 요구를 즉각 실행에 옮겨야 한다"며 "ILO 핵심협약 비준과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은 최소한의 국제기준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으로 자리를 옮겨 특수고용노동자로서 받아야만 하는 부당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수원 서비스연맹 대리운전노조 경남지부장은 "현장에서는 대중교통이 없는 시간대에 대리기사들이 이용하는 셔틀버스를 대리기사가 낸 돈으로 운영한다"며 "그런데 대리운전연합체라는 곳에서는 셔틀버스의 운영 내역을 공개하라고 나선 대리기사들에게 배차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일거리를 주지 않아 수입이 40%대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당노동행위를 해결해줄 것을 노동부에 요구했지만, 노동부는 대리운전 노동자의 사용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아직도 손을 놓고 있다"고 규탄했다.

오윤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수석본부장은 "하루에도 수많은 화물노동자가 도로에서 목숨을 잃는데도 개인 사업자라는 이유로 산업재해 보험을 적용받지 못한다"며 "화물노동자를 포함한 특수고용노동자에게 산재 보험을 적용해주지 않는 것은 노동부의 직무 유기"라고 비판했다.

서울노동청 앞에서 사례 발표를 마친 이들은 다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당사와 국회가 있는 여의도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간다.

2일에는 여의도 일대에서 출근 선전전을 벌이는 등 1박2일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오는 13일 노조법 개정과 ILO 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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