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노린 치아·치매보험 등장…한철 장사 수단 이용에 부작용도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 시행 이후 보험상품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 보험업계를 뒤흔든 획기적인 상품부터 한철 영업 수단으로 떠올랐다가 지는 상품, 최초의 특허 출원 상품 등 공격 영업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의 상품 운용 전략 배경을 살펴보고 변화 추이를 진단한다. <편집자 주>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작년 1분기 중소형사의 고유물로 여겨지던 치아보험이 보험업계의 핫이슈 상품으로 떠올랐고, 올해는 치매보험으로 관심도가 넘어왔다.

시장이 포화됨에 따라 틈새시장에서 매출을 확보하기 위한 공략이었으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도한 시책 및 포화 보장으로 인한 모럴해저드 발생 가능성까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상품을 알리고 판매량을 극대화 시키고자 이슈화시키면서 금융당국의 제재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 짧고 굵게…잊혀져가는 치아보험

작년 1월 대형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가 치아보험을 출시했다. 2월에는 KB손보, 3월에는 삼성생명이 치아보험을 선보였다.

그간 라이나생명, AIA생명, 한화손보, 메리츠화재 등 중소형사들이 주로 자리잡던 치아보험 시장에 대형사들이 몰려든 것이다.

대형 영업조직과 막대한 자본을 가진 대형사들이 시장에 들어서면서 치아보험 시장은 급격히 팽창했다.

손보 빅4라 불리는 상위 4개사는 1분기에만 51만5,794건을 팔아치우며 543억4,600만원의 초회보험료를 기록했고, 삼성생명은 판매 하루만에 2만5,000건을 팔아치웠다.

치아 치료비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가입 니즈를 느낄 수 있도록 보험금 규모를 대폭 늘린 치아보험이 이 당시 대거 등장했다.

치아보험 시장은 중소형사를 비롯해 대형사까지 가세하면서 급기야 상품이 아닌 수수료 경쟁까지 확산됐다.

당시 손보업계에서 GA(독립법인대리점)에 제시한 수수료율 중에서는 최고 650%에 달하는 수당이 책정되기도 했다.

예컨대 5만원 규모의 치아보험을 판매할 경우 수당으로 32만5,000원을 지급받을 수 있던 것이다.

손보사 중 일각에서는 그간 허용하지 않던 치과병원 종사자의 가입을 허용하기도 했고, 자기계약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열 경쟁을 불러왔던 치아보험 열풍은 금융당국의 과당 시책에 대한 제재가 내려진 이후 급격히 시들며 현재는 잊혀져가는 모양새다.

◇ 치매 이슈 치아보험과 ‘데자뷰?’

작년 말 경증치매를 보장하는 보험상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올 1분기에는 치매보험 광풍이 불기도 했다.

그간 중증치매에 걸려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 한계가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쉽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경증담보 상품은 적게는 수 백 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된 배경이다.

보험사들은 현재 치매보험 환자가 70만명에 달하며, 수 년 내에 2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 수치로 설계사들을 교육, 자체적으로 이슈화시켜 판매에 몰두했다.

특히 보장성보험임에도 불구하고, 환급금이 높다는 점은 치매보험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금 수령이 쉬운 경증담보에 대해 높은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은 모럴해저드를 야기할 수 있다며 현재는 중복가입 금지 및 누적 가입한도를 설정하고 나선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포화되면서 대형 보험사들도 치아·치매보험 구분없이 상품을 내놓고 있다”며 “대형사들이 가세할 경우 상품은 자체적으로 이슈화 될 수밖에 없는데다 이번이 아니면 가입이 어려울 것 같은 마케팅으로 연달아 한 철 장사가 흥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런 공격적인 영업은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야기할 뿐 아니라 치매보험의 경우 보장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가 돌면서 향후 소비자의 민원 발생 가능성도 있다”며 “이에 금융당국도 모럴해저드와 발생 가능한 민원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조치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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