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억원 비용 절감 효과"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삼성생명이 내달부터 종신보험 가입자에게 제공하던 자동이체 1% 할인 제도를 폐지한다.

그간 보험료 수금 대신 자동이체를 권장하기 위한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자동이체가 보험료 납입이 만료되는 시점에 총 납입 보험료의 1.5%의 납입보너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활성화 한다.

일각에서는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저조한 계약유지율을 이용, 납입보험료의 1%에 해당하는 비용 자체를 줄이기 위한 전략일 것이라 보고 있다.

◇ 삼성생명 모든 종신보험 할인제도 폐지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내달부터 전체 종신보험 상품에 대해 자동이체 할인 제도를 폐지한다.

삼성생명은 앞서 작년 8월과 9월 일부 종신보험 상품에 대해 점진적으로 자동이체 할인 제도를 없앤 바 있다. 이번에는 전체 종신보험으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삼성생명은 종신보험 가입자에게 1%의 보험료 할인 서비스를 폐지하는 대신 보험료 납입기간을 다 채울 경우 고객에게 총 납입보험료의 1.5%의 납입완료 보너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월 보험료 20만원으로 20년납 종신보험에 가입했다면 총 납입보험료 4,800만원의 1%인 72만원을 별도의 보너스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삼성생명의 종신보험 자동이체 할인 서비스 폐지는 소비자의 자동이체가 일반화된데 따른 것이다.

삼성생명은 과거에 설계사의 보험료 수금 행위를 줄이기 위해 자동이체 할인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현재는 소비자의 자발적인 자동이체가 활성화되자 이 같은 할인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의 작년 종신보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1조740억원이다. 지난 2017년은 9,580억원을 종신보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로 거둬들였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생명이 연간 제공하는 종신보험 자동이체 할인 서비스를 계산하면 100억원대로 추산된다.

결과적으로 삼성생명이 종신보험 가입자들에게 그간 제공하던 자동이체 할인 서비스를 폐지하면서 연간 100억원대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연납화보험료는 월납·분기납·일시납 등 모든 보험료를 연납 기준 환산한 지표로, 보험사 영업의 대표적인 성장성을 나타낸다.

◇ 계약유지율 이용해 마진 남기는 전략?
삼성생명이 1%의 자동이체 할인 제도 폐지에 따른 1.5%의 납입완료 보너스 제공은 소비자 입장에서 더욱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코 소비자에게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 장기 납입을 원칙으로 하는 종신보험의 특성상 계약 유지율이 높지 않아 중도해지 할 경우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보업계 평균 25회차 계약유지율은 작년 상반기 기준 67.6%인데, 이는 소비자의 가입 니즈가 높은 저축성보험이 포함된 수치다. 단순 종신보험의 계약 유지율은 더욱 낮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변액보험에 이어 불완전판매율이 높은 종신보험의 경우 중도해지 가능성 또한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험료 장기납입 이후 납입완료 보너스를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설계사가 보험료를 수금할 경우 횡령의 가능성이 높아 자동이체를 권장하기 위해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을 것”이라며 “현재는 자동이체가 대중화되면서 폐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한 판단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생명의 종신보험 매출 규모가 1조원에 달하지만 연간 100억원의 비용은 삼성생명 입장에서도 적지 않은 금액”이라며 “납입이 완료된 종신보험 계약에 대한 혜택을 더욱 주는 것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비용지출 절감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