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이흔 기자]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금융 샌드박스', 즉 혁신적 금융서비스로 우선 지정될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번주 중 혁신금융심사위원회에 우선심사 대상 20여곳을 사전 보고한다.

심사위는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국무조정실·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부·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 차관급, 금감원 부원장,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다음달 1일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이 시행되는 즉시 심사위가 우선심사 대상 서비스들을 심사해 두 차례에 걸쳐 10곳씩 지정한다.

지정되면 샌드박스에 입장, 2년 동안 규제 걱정 없이 서비스를 시범운영한다. 필요하면 2년 연장할 수 있다. 또 정식 인허가를 받으면 2년간 배타적 운영권을 갖는다.

현재 후보군 중에는 실제 도입될 경우 국민의 금융생활에 큰 변화를 줄 서비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종합서비스 업체 리얼티뱅크(RB)그룹이 운영하는 '로니(Loany)'는 부동산대출의 실시간 매칭·관리 플랫폼을 운영하겠다고 신청했다.

하나은행·기업은행·부동산114 등과 제휴해 지역, 거래유형, 금액, 면적, 층, 방 개수 등에 최적화된 대출을 실시간 추천·실행하고, '마이데이터서비스'로 관리한다.

궁극적으로는 블록체인 기술로 대출정보 오픈플랫폼을 만들고 은행·신용정보사·감정평가법인·정부·보증보험 등을 끌어들여 부동산 거래 비용을 낮추는 게 목표다.

RB그룹 황성규 회장은 "대출모집인의 신규고객 발굴 영업비용과 금융회사 마케팅비용 등을 합친 연간 4천억원 규모의 시장을 대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실손의료보험금 청구를 간편하고 안전하게 하는 지앤넷('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병·의원 진료나 약국 조제를 받고 즉석에서 키오스크 입력이나 스마트폰 바코드 스캔으로 자신이 가입한 보험사에 실손보험금이 청구되는 시스템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도 10년째 이뤄지지 않는 실손보험금 간편청구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게 지앤넷의 설명이다.

이 회사 김동헌 대표는 "진료기록은 물론 개인정보도 노출되지 않는다"며 "우리가 하는 일은 병원이 우체통에 넣은 청구서를 보험사로 전달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병원 서버에서 보험사 서버로 자료가 직접 전송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변조를 차단하고 이중·과다청구를 방지할 기술도 갖췄다고 덧붙였다.

특별법에 따르면 샌드박스 심사 기준으로 첫째가 서비스의 혁신성이다. 또 소비자 편익 증대, 특례 적용의 불가피성, 소비자 보호 등을 따져야 한다.

사전신청이 들어온 105건 가운데 이번에 우선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85건은 올해 5∼6월 중 심사를 마칠 계획이다. 이어 6월에 추가 신청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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