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 ‘재보험’ 안전장치 마련…전속 조직·절판 이슈 살려 막판 스퍼트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손해율 악화 가능성에 일부 생명보험사들이 치매보험 판매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교보생명이 재보험사와 손잡고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타사가 단독으로 요율을 산정해 치매보험을 출시하고, 손해율 악화 가능성에 판매를 축소하는 것과 달리 재보험을 통해 위험률 문제를 해결한 뒤 판매에 나선 것이다.

상대적으로 시장 진출이 늦은 교보생명이 전속 영업조직을 활용, 경험생명표 개정 적용 이슈를 적극 활용하면서 치매보험 시장의 막바지 열기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 교보생명 ‘재보험’끼고 치매시장 공략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날 타 보험사들과 보장 수준이 유사한 ‘교보가족든든치매보험’을 출시하면서 치매보험 시장 후발주자로 나섰다.

해당 상품은 1구좌(1,000만원) 가입 시 경도치매 300만원, 중등도치매 1,000만원, 중증치매 진단금 2,000만원을 보장한다.

이는 경도치매 보험금 200만원~400만원, 중등도 600만원, 중증치매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4,000만원에 달하는 생보업계 치매보험 보장 규모와 견줘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문제는 올해 생보사들이 이 같은 상품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며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위험률 및 손해율이 향후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지난 1월 치매보험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11만건을 팔았고, 삼성생명은 출시 첫날 1만5,000여건, 오렌지라이프는 보름 만에 1만여건을 팔아치웠다.

이에 한화생명은 내달부터 잠정 판매 중단 및 추후 개정키로 했으며, 오렌지라이프도 상품 요율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화생명의 경우 재보험을 가입하지 않고 요율을 자체적으로 산출, 판매하면서 위험 부담을 안고 있었다는 게 판매 중단의 이유로 분석된다.

일부 생보사들이 높은 보장 수준으로 상품 판매 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교보생명은 이 같은 위험부담을 줄이고자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에 재보험을 가입하고 출시했다.

의사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보험금 지급이 결정되는 치매보험은 경증치매 진단 시 거액의 보험금이 지급될 수 있는데, 이로 인한 손해율 악화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한편, 메리츠화재는 올 초 ‘간편한치매간병보험’을 출시한 이후 해외 RGA재보험과 재계약을 맺으려 했지만 경증치매 보장 규모의 높은 위험률로 인수를 거절당해 현재 새로운 재보험사를 찾고 있는 중이다.

◇ 3월 말 치매보험 시장 열기 거세질 듯

생보업계 3위사인 교보생명의 치매보험 출시로 이달 말 시장의 열기가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내달 경험생명표 개정에 따른 보장성보험료 변동 이슈가 후발주자인 교보생명에겐 치매보험을 절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부분의 생보사들은 경험생명표 개정 이슈를 활용, 4월에 가입할 경우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교보생명의 방대한 영업조직은 치매보험 시장에 또 다른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1만6,000여명에 달하는 전속설계사 조직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뒤를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여기에 GA채널까지 더해지면 치매보험 출시 하루 만에 1만5,000여건, 두 달 만에 11만건에 견줄만한 매출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치매보험 중 특히 경증치매 담보가 높은 보장이 보험사의 손해율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인지한 보험사들이 속속 치매보험 시장에 발을 빼고 있다”라며 “교보생명은 재보험을 통해 후발주자로써 막판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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