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종합검사 시사…"노동이사제는 아직 일러"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14일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피해 사태의 재조사와 관련해 "(분쟁조정을) 조기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4개 회사가 분쟁조정을 신청해서 살펴봤고, 은행과도 접촉해 정보를 확인했고, 법률 조언도 받고 있다"며 "대충 정리돼 늦지 않은 시점에 분쟁조정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키코 '재조사'라는 표현을 두고 "대법원 판결 난 것을 보는 게 아니다"며 "현시점에 보는 것은 금감원이 할 수 있는 분쟁조정을 위한 조치 노력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금융회사의 노동이사제에 대해선 "아직 이르다는 느낌을 갖는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는 노동이사제 도입에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공청회 개최를 추진, 이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금융위원회와 이견을 드러낸 바 있다.

윤 원장은 "이런저런 상황으로 사회적 수용 정도가 높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천천히 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가 금감원의 생각"이라며 "그럼에도 이 이슈를 계속 생각해야 한다. 이사회에서 의사결정 과정을 보면 사외이사가 (경영진의) 거수기라는 비판이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함영주 하나은행장 겸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행장 3연임을 전격적으로 포기한 배경에 금감원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지적을 받자 "'법률 리스크'를 잘 따져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원론적 수준의 언급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압박할) 의도는 없었고, 금감원 임직원이 (하나금융 이사회와) 면담할 때도 그 점을 명확히 밝혔다"며 "감독기구로서 리스크에 우려를 표시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촉구하는 것은 앞으로도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3연임이 유력시되던 함 행장은 지난달 말 하나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이사회 소속 임추위원들을 만나 함 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기소돼 재판 중인 점을 두고 우려를 전달했다.

윤 원장은 "함 행장과 신임 행장(지성규 내정자)이 한번 오겠다고 해서 일단 취임 직후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함 행장의 용퇴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에 따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왜 그런 얘기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쪽 의사결정을 존중한다"고만 답했다.

올해 부활한 종합검사와 관련해 윤 원장은 "검사 방향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정리하고 있다. 다양한 의견을 받았다"며 "최대한 반영해서 금융위와 공유하고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즉시연금 과소지급 논란으로 금감원과 갈등을 빚는 삼성생명이 첫 종합검사 대상에 오르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는 "이 문제만으로 종합검사를 하는 건 아니다"면서도 "소비자보호 민원 등도 (종합검사 대상 선정의) 항목이니까 (해당 점수가) 많이 나오는 금융회사는 종합검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삼성생명 등에 대한 종합검사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가 금감원 분쟁조정에 반발한 데 대해선 "저희 희망처럼 만족스러운 행동을 보이지 않아 고민이 많다"며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니 우리 나름의 교류를 통해 의사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금감원 직원의 취업제한을 완화하는 문제에 대해선 "4급 이상이 취업제한을 받는데, 가급적 2급 이상만 받도록 하기 위해 여러 관계부처를 설득하고 있다'면서 명예퇴직에 대해서도 "(청년) 채용 여력이 생기고, 조직의 인력 순환이 이뤄져 역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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