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괄목(?) 성장…올 경영 전략에 관심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저축성보험 의존도를 낮춰왔던 생보업계와 반대 행보를 보였던 DGB생명의 올해 경영 전략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DGB생명은 작년 그간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방카슈랑스채널에서 업계 8위에 달하는 초회보험료를 기록했다.

DGB생명은 지난달 민기식 사장이 수장으로 부임하면서 올해 매출 성장과 IFRS17에 대비한 수익성 강화의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 작년 11월 방카 1만6,980% 성장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GB생명은 작년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줄이는 생보업계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생보사들은 그간 방카슈랑스채널에서 높은 초회보험료를 거둬왔지만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 도입에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작년 11월 DGB생명은 2,242억7,600만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뒀다. 이 중 1,942억900만원은 방카슈랑스채널에서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276억9,500만원의 초회보험료 중 11억3,700만원의 방카슈랑스채널 매출 비중과 비교했을 때 각각 709.8%, 1만6,980%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DGB생명의 방카슈랑스채널 매출 급증은 그간의 실적 부진에 따른 매출 압박과 향후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본확충 방안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DGB생명은 지난 2015년 DGB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인수해 출범시킨 생보사로서 출범 직후 1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단기 흑자를 기록한 DGB생명의 작년 3분기 당기순이익은 20억원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일반계정 수입보험료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DGB생명의 일반계정 수입보험료는 2015년 9,221억원, 2016년 8,547억원, 2017년 8,002억원으로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오익환 전 DGB생명 사장은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출 확대를 통한 당기순이익 확보에 집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DGB금융지주가 비은행 계열사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적지 않은 투자를 했음에도 실적이 늘지 않자 부담을 느끼고 새 회계기준 대비 보다는 매출에 힘을 실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DGB생명 관계자는 “방카슈랑스채널 매출을 늘리기 위해 특별히 시책을 늘리고나 수수료울을 조정한 적은 없다”며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레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 민기식 사장, 수익성 강화 숙제 떠안아

지난해 방카슈랑스채널 저축성보험 매출 신장에 비중을 높인 DGB생명은 올해 수익성 강화라는 숙제도 안고 있다.

새 회계기준 도입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달 취임한 민기식 사장이 보험업에 정통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민 사장은 외국계 생보사인 푸르덴셜생명 부사장을 역임한 인물로, IFRS17 도입이 의미하는 바와 생보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

DGB생명이 지난해 IFRS17 도입 시 대부분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을 대량 팔아치운 만큼 올해에는 재무건전성 강화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생보업계 내 자산규모 19위에 해당하며 3.6%의 업계 평균 운용자산이익률 보다 밑도는 3.0%의 수익률을 기록한 DGB생명의 체력으로는 지난해 방카슈랑스 매출이 감당하기 힘든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이 도입돼도 적정량의 저축성보험은 체력 유지를 위해 판매가 필요하지만 DGB생명의 이 같은 방카 매출 증가량은 향후 재무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새로 부임한 민 사장은 보험업에 오래 몸담은 인물이기 때문에 회사 파악 이후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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