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율 ‘적금’ 유사 상품 속속 등장…고객 모집 용이 및 IFRS17 부담↓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일부 중소 생명보험사들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만기가 짧은 저축보험을 출시,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KB·푸본현대·동양생명은 높은 이율로 원금보장 하는 단기 저축보험을 방카슈랑스·온라인채널 등에서 가입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젊은 소비자 확보에 나섰다.

고객 DB 확보 및 고객 유치 확률을 높이는 이 같은 상품은 시장 포화로 입지가 흔들리는 중소형 생보사들이 생존을 위해 출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 중소 생보사 위주 ‘적금’ 유사 상품 출시
11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중소 생보사들 사이에서 보험 유지 기간이 짧은 저축보험이 속속히 등장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이날 ‘(무)수호천사소소하지만확실한저축보험’을 출시했다. 1년 만기 상품으로 최소 5만원, 최대 30만원까지 가입 가능하며 3.0%의 확정금리를 제공한다.

앞서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4일 5년 만기 2.7% 이율을 적용해주는 ‘MAX저축보험스페셜’을 선보였고, KB생명은 작년 말 1년 만기이며 3.5%의 확정금리로 원금까지 보장되는 ‘(무)KB착한저축보험’을 출시했다.

이들 보험사들이 출시한 상품의 공통점은 모두 보험 만기가 짧은 단기 보험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한 요건에 해당하는 10년 만기가 주로 취급되는 것과 다른 형태다.

중소사들의 이 같은 단기 저축보험 출시는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면서 타사 대비 경쟁력 있는 마케팅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는 현재 젊은 연령층의 소비자 모집에 힘을 쏟고 있다. 20~30대로 구성되는 젊은 연령층은 당장의 보험가입 여력이 없더라도 향후 자동차보험 및 건강보험,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젊은 연령대는 보장성보험에 대한 니즈가 크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료 납입기간이 길어 수익성이 뛰어난 보장성보험의 매출 성장의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셈이다.

특히 중소사의 경우 대형사 대비 브랜드 가치가 낮게 평가되고 있으며, 고객 모집을 위한 마케팅에 집행하는 사업비 규모 또한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중소 생보사들은 소비자가 소득이 발생하면 은행의 적금을 가입하는 것을 착안, 고이율의 유사 상품을 출시해 젊은 소비자를 모집하고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모집된 고객의 DB(데이터베이스)는 향후 타 상품으로 연계판매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기 저축보험의 사업비와 고이율 이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보험사가 남기는 수익은 거의 없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판매에 따른 DB는 향후 연계판매 및 가망고객으로의 활용이 가능해 당장의 수익보단 미래 가치를 중요시 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중소 생보사 전체로 확대될까
이 같은 단기 저축보험 출시는 중소 생보사들 사이에서 확산될 가능성도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만기가 짧아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동시에, 고객 모집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생보사들의 시장점유율이 60%에 달하는 가운데 영업 기반인 고객의 DB를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확보 가능해 매출 확대 또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은행의 경우 원금손실이 없고 단기이기 때문에 소비자 민원이 적다”면서 “이와 유사한 보험상품을 선보이면서 고객의 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제고하고, 적금 고객을 보험사에 유치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갈수록 입지가 줄어드는 중소 생보사의 경우 IFRS17 부담도 적어 활용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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