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채널 활성화 이래 최악…인하 여력 없고 인상 요인만 산적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지난해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 온라인채널 강화해 사업비 절감과 보험료 인상폭 제한을 권고했지만 오히려 온라인채널 손해율이 더욱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채널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 손보업계의 보험료 인상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는 지난해 정비수가 인상분을 반영해 올 초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지만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요인이 산적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 온라인채널 활성화 이래 최악의 손해율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손보업계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사업비 등 기타실적 제외)은 93.4%를 기록했다. 오프라인은 82.9%, 합계 86.7%다.

손보업계는 통상적으로 사업비가 적게 드는 온라인채널의 적정손해율이 82~83%라고 본다. 일반적인 자동차보험의 적정손해율인 77~78%보다 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사업비를 제외한 순수 보험료 대비 지급된 보험금의 수치만 반영됐음에도 지난해에는 적정손해율보다 10%포인트 가량 악화된 손해율을 기록한 셈이다.

손보업계가 이 같은 수치의 온라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기록하면서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상폭 제한 권고도 무의미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에 맞는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자 소비자 물가 안정을 이유로 인상폭을 제한했다.

그러면서 대면채널 대비 상대적으로 사업비 부담이 적은 온라인채널을 더욱 활성화해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활성화를 권고한 온라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오히려 오프라인 및 전체 손해율보다 상회하면서 손보업계의 보험료 인상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채널에 지출되는 사업비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온라인채널의 손실 규모가 대면채널 보다 커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온라인채널의 가입자가 작년에만 전체 가입자 중 44%에 달한다”며 “채널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그에 따른 손해가 누적될 경우 손실도 함께 증가하는데, 작년 폭염 장기화 및 정비수가와 최저임금 인상 요인 등으로 온라인채널 손해율도 사상 최악의 수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말했다.

◇ 손보업계, 인상 요인 많지만 당국 눈치만

손보업계는 올 초 3%대의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지만 보험료 인상 요인이 아직 산적해 있어 고민이 깊다.

추가 정비수가 인상분 반영과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 연장,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적용, 손해율 상승 헷지를 위한 보험료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금융당국의 제재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가동연한이 5년 연장되면서 지급되는 보험금은 1,250억원이 추가되고, 이로 인해 최소 1.2%의 보험료 인상요인이 발생한다.

또한 한방물리요법인 추나요법이 내달부터 건강보험에 적용될 경우 자동차보험의 진료비 지출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정비수가 인상분만을 반영해 보험료를 인상했지만 금융당국의 반대로 이마저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이 보험료 인상요인이 산적해 있음에도 손보사들이 골몰하는 이유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 1월 보험료를 인상했지만 금융당국의 눈치로 정비수가 인상분 일부만 반영한 것”이라며 “이외에도 보험료를 올릴만한 이유가 많지만 당국이 인상을 쉽게 승인할 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요인을 제때 보험료 인상에 반영하지 못할 경우 올해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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