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자동차보험료 인상 등 돌파구 존재…생보, 마땅한 대안 없어 ‘고심’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작년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된 보험업계의 순이익 감소세가 지속 될 것이란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올해 전망에 대해선 업권별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작년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자동차보험료 손해율 개선을 목표로 하반기 보험료 인상의 당위성을 피력하며 실적 개선을 위한 군불을 지피고 있다.

반면 판매량 자체의 감소로 인해 실적이 하락했던 생명보험업계는 IFRS17 도입 등을 앞두고 과거 큰 비중을 차지했던 저축성 보험의 공백을 대체할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 손보업계 자동차보험료 인상 카드로 ‘활로’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4% 급감했던 보험사들이 올해 업권별로 저실적 극복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6일 국내 54개 손해·생명보험사의 작년 순이익이 7조2,742억원(잠정치)으로 전년 대비 5,800억원(7.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의 여파로 보험영업손실이 급증, 순이익이 3조2,373억원으로 7,19억원(17.8%) 줄어드는 직격탄을 맞았다.

공임비 인상과 폭염 등 계절적 요인이 겹치면서 손보사들이 기록한 보험영업손실 규모는 1조7,223억원에서 3조1,90억원으로 1조3,867억원(80.5%)이나 급증한 상태다.

작년 보험업권의 부진한 실적 대다수가 생보업계보다는 손보업계에서 비롯됐던 만큼 손보사들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는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 이 같은 입장은 역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손보사들이 수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이던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을 목표로 보험료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손보사들은 이미 자동차보험료를 2% 수준에서 인상했다. 보험료 인상에 부정적인 금융당국의 반응에도 불구, 손해율 개선 효과가 미진하자 하반기 보험료를 재차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1위사인 삼성화재가 하반기 보험료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며 보험료 인상 논의의 물꼬를 텄다.

상대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가장 양호했던 삼성화재조차 연초 보험료 인상분으론 작년 오른 공임비 비용조차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손보업계는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보험료 인상 움직임은 대형사는 물론 중소사까지 급격히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손보업계의 이 같은 요구를 억누를 수 만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순이익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던 자동차보험 손해율 문제의 해결 방향성이 드러나면서 올해 손보업계의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 역시 그만큼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사면초가 생보업계 절판만 ‘되풀이’

반면 생명보험사들은 실적 개선을 위한 마땅한 방안을 차지 못하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지만 일회성 요인에 따른 결과일 뿐 실적 감소세는 손보업계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점에서 생보사들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생보사들의 작년 순이익은 4조369억원으로 1천219억원(3.1%) 늘었으나 이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처분이익(1조958억원)에 따른 현상일 뿐 보험영업 손실 규모는 손보업계에 뒤지지 않았다.

생보업계의 보험영업손실 규모는 재작녀 21조4,935억원에서 작년 23조5,767억원으로 2조832억원(9.7%)이나 증가한 상태다.

이는 생보업계가 자동차보험 문제로 실적이 악화된 손보사와 달리 제도 변화에 따른 주요 상품군 변화로 매출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보업계는 전통적으로 고액 보험료가 책정된 저축성보험 상품을 주로 판매해왔으나 IFRS17 도입을 계기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이를 보장성보험으로 대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생보업계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소비자들의 보장성보험 가입이 저축성보험 계약의 감소분을 메우지 못하면서 실적과 매출은 시간이 갈수록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생보사들은 시기에 따라 특정 보장성보험 상품을 한정판매하면서 계약을 끌어올리는 절판마케팅만을 반복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유리한 보험 상품을 다수 판매한 뒤에는 손해율 악화를 우려해 판매를 중단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만큼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해서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업계와 생보업계가 모두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그 원인은 업권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저축성보험 매출 감소세를 메우지 못하고 있는 생보업계가 상대적으로 대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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