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분급 확대 적용 불가피…유지 역량이 '최우선'

40만에 달하는 설계사들의 영엽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보험설계사의 수수료 분급 지급은 물론 설계사 불완전판매 제재, 철새설계사에 대한 압박 강화 등 인맥으로 고객을 모집하던 설계사들의 설 자리가 날로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설계사가 생존하기 위해 갖춰야 할 역량을 짚어보고 향후 시장 전망을 조망한다.<편집자 주>

[보험매일=방영석기자] 금융당국의 보험설계사 관련 정책의 추진으로 40만에 달하는 국내 보험설계사들의 영업 전망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이 높아지며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수료 지급체계가 급변하고 제재가 강화되는 등 ‘보험아줌마’로 대표되던 다수의 설계사들이 시장에서 도태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선지급 수수료 대폭 삭감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굵고 짧게’ 목돈을 만질 수 없는 설계사들은 유지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 계약 모집 만능주의 흔들린다

금융당국의 보험 관련 정책 중 설계사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시한폭탄’은 수수료 지급 체계의 전면적인 변화다.

소비자 피해를 양산하는 불완전판매는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금융당국이 모집인인 설계사들의 수입 체계에 칼을 빼든 것이다.

당초 금융당국은 전속설계사는 물론 GA 설계사를 포함해 보험사가 지급할 수 있는 최대 수수료를 동일하게 규제하려 했다. 수당과 평가등급에 따른 수수료 차등 지급이 불가능해지면서 현 상황과 비교할 때 설계사들이 받는 수수료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사전에 정해진 한도 내에서 수수료를 지급하고 비정기적인 수당 지급을 원천봉쇄해 수익을 목적으로 한 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를 근절시키겠다는 의도였다.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게 되는 GA업계와 판매채널 약화를 우려한 보험사는 이에 격렬히 반발했다. 그 와중에서 나온 대안이 ‘선지급 수수료 비중 축소’였다.

생명보험업계를 중심으로 제안된 ‘선지급 수수료 비중 축소’ 정책의 핵심은 수수료 총량을 줄이는 대신 분급 수수료 확대를 통해 계약 유지 역량을 개선하자는 것이었다.

수익 총량이 줄어들지 않는 GA업계는 물론 수수료를 지급하는 보험업계의 판매역량 감소 우려를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는 묘수로 평가 받고 있으나, 초기 지급 수수료가 대폭 줄어들게 되는 설계사 입장에선 해당 정책 역시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된다.

금융당국이 해당 정책의 정식 도입을 긍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계약 모집 직후 막대한 선지급 수수료를 받았던 설계사들은 이제 계약 모집 능력만으로는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초회년도 지급되는 수수료 비중을 3~4년에 걸쳐 총 3단계로 나눠 지급하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속 설계사의 경우 65%에서 60%, 55%까지 선지급 수수료 비중이 단계적으로 줄어들게 되며 GA 소속 설계사는 70%, 63%, 55%로 선지급 수수료가 감소할 예정이다.

◇ 유지 능력이 설계사 생사를 가른다

계약 모집 역량이 없는 설계사는 물론 고객이 지속적으로 계약을 유지하도록 관리할 수 없는 설계사들 또한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수익의 대다수가 선지급 수수료로 계약 모집 직후 지급되는 현 수수료 체계가 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와 소비자피해 양산의 원인이라는 시각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정책은 선지급 수수료를 노리고 다수의 보험사를 거치며 ‘묻지마식’ 판매를 하는 철새설계사를 근절할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이 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설계사들의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반발 역시 소비자 보호라는 금융당국의 정책 취지에 밀려 수용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수수료 수익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보수를 지급받기 위해 고객의 계약을 유지하라는 보험사 및 금융당국의 요구에 설계사들이 대응할 수 있는 마땅한 대안도 나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맥 위주의, 보유설계사 규모를 앞세운 ‘물량영업’의 시대가 끝나고 고객이 계약을 해지하지 않도록 ‘제대로 판매하는’ 설계사만이 시장에서 버틸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가늘고 길게 수익 구조가 바뀌게 된다면 40만명에 달하는 설계사 규모 자체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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