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한화그룹 예비입찰 불참…사모퍼드 인수 가능성↑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국내사들의 예비입찰 불참으로 외국계 금융사나 사모펀드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인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던 BNK금융지주와 한화그룹이 롯데손보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사모펀드와 외국계 금융사의 5파전이 벌어질 예정이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장점이 있음에도 IFRS17 도입으로 인한 자본확충 부담이 국내사 입찰의 발목을 잡게 된 것으로 보인다.

◇ 롯데손보 예비입찰 유력후보 ‘전멸’
3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롯데손보 매각 예비입찰에선 사모펀드와 외국계 금융사만이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잠재 인수사로 거론됐던 국내 금융사들은 자본확충 및 구조조정 부담과 계열사 업무 중복을 이유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매각 주간사인 씨티글로벌증권이 진행한 롯데손보 예비입찰에는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오릭스PE 등 사모펀드를 비롯해 일부 외국계 보험사 등 총 5개 회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인수사로 꾸준히 거론됐던 BNK금융지주는 롯데손보 인수에서 발을 뺏으며 한화그룹 역시 롯데카드만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롯데손보 인수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업계 중위권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손보는 퇴직연금 분야에서 삼성화재에 이어 2위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신규 종합손해보험사를 추가로 인가하지 않고 있어 보험업 진출을 희망하는 금융사에게는 종합손보사인 롯데손보를 인수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인수 의향을 보인 사모펀드 및 외국계 보험사는 이 같은 강점에 주목, 손해율 개선에 성공할 경우 실적 향상 및 수익률을 확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롯데손보 인수전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 및 외국계 금융사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며 롯데손보가 외국계 보험사로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편 롯데손보는 이번 예비입찰 참여사들을 대상으로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고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 자본확충·구조조정·업무중복 ‘3중고’
손보업계는 롯데손보 예비입찰 흥행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원인으로 자본확충 부담 및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실제로 입찰을 포기한 BNK금융지주의 경우 자사 대주주인 롯데지주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롯데손보 인수에 큰 관심을 보였다.

롯데손보의 매각가가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되면서 BNK금융지주의 자체 자금으로 롯데손보를 인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상태다.

그러나 2022년 시행 예정인 IFRS17로 인수 이후 매각가와 비슷한 수준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이 BNK금융지주의 예비입찰 참여 의지를 꺾었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작년 9월말 현재 157.6%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간신히 넘어서고 있는 상태다.

한화그룹의 경우 롯데손보 인수에 성공하면 계열사인 한화손보와 함께 메리츠화재를 제치고 손보업계 자산규모 5위사로 도약할 수 있었던 만큼 인수를 추진할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한화그룹 역시 이미 계열사로 한화손보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롯데손보 인수로 시너지 효과보다는 업무 중복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업계 중위권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인수 이후 자본확충 및 인력 감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국내 금융사들이 신중히 접근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본입찰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현재는 사모펀드나 외국계 금융사 중 롯데손보의 새 주인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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