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인수 검토 연관성 커…롯데멤버스 시너지효과 노리나?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자회사인 인핏손해보험 설립 이후 롯데손해보험 인수의 시너지효과를 노릴 것 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한화그룹이 롯데손보·카드 인수를 통해 롯데멤버스 빅데이터를 확보한다면 이를 적극 활용하는 인핏손보와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롯데손보는 보유계약 중 계열사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다 RBC(지급여력비율)도 낮아 자체 인수 매력이 떨어져, 한화그룹이 실제로 인수 작업을 추진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 인핏 설립, 롯데 인수 염두 한 걸까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자회사인 ‘인핏손해보험(가칭)’ 설립을 위해 30일 금융당국으로부터 예비인가 심사를 받는다.
인핏손해보험은 한화손보가 80%의 지분을 가지며, SK텔레콤과 현대자동차와 함께 1,0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가진 온라인 전업자동차보험사로 설립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핏손보의 첫 상품은 우버마일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마일은 가입 첫 달 기본보험료를 낸 뒤 다음 달부터는 실제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정산하는 게 특징인 상품이다.
손보업계는 이러한 인핏손보의 설립 추진을 작년 11월 매물로 나온 롯데손보에 대한 한화그룹의 관심표현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매물로 나온 롯데손보와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우리나라 국민의 5분의 3이상이 가입돼 있는 롯데멤버스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롯데멤버스는 3,800만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하고 있어 한화그룹에서 멤버스를 인수할 경우 계열 금융사에서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이 롯데손보를 인수한다면 그룹 내 3개 손보사의 업무 중복에 따른 비효율 문제 때문에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3,800만명의 가망고객을 대상으로 인핏손보 마케팅을 시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세 손보사의 판매조직을 총 동원 시장 점유율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한화그룹은 롯데손보·카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해당 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멤버스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협의를 통해 추가적인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한화그룹은 이를 해결할 경우 신규 채널을 활성활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나 롯데금융지주가 활용도 높은 롯데멤버스의 잔류를 결정하면서 실제 인수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 매각 자체는 ‘난항’ 예상
현재 롯데손보·카드 인수를 검토하는 곳 중에서는 한화그룹, BNK금융이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롯데손보의 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손보는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RBC가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간신히 웃도는데다 보유계약 중 롯데 계열사 물건의 비중이 높다.
실제로 롯데손보의 작년 3분기 RBC는 157.63%이며, 이는 인수사가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추가자본 투입에 대한 부담을 키우게 된다.
또한 롯데손보의 수익 대부분이 그룹 계열사를 통한 퇴직연금 영업에 치중돼 있다는 점도 인수를 검토하는 입장에서 고민되는 부분이다.
인수 이후에는 계열사 퇴직연금 물건을 유치할 수 없기 때문에 롯데손보 실적 급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금융지주가 롯데손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퇴직연금 물건을 양도하지 않는 이상 롯데손보의 매각 가치는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매각 가치는 단순 손보 뿐 아니라 카드 및 멤버스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