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당기순이익 26.8% 감소…실적 쇼크 불가피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악재를 넘지 못하고 당기순이익 등 영업 실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화손보에 이어 손보업계 중 가장 활발한 영업활동을 보였던 메리츠화재까지 당기순이익 급감을 피하지 못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실적 쇼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차례의 보험료 인상으로도 정비수가 인상 및 폭염 등으로 악화된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에서 향후 손보사들은 실적 향상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믿었던 메리츠화재 너마저…
2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에 시달렸던 손보사들이 전년 대비 일제히 급감한 작년 4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이날 공시를 통해 작년 총 2,6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밝혔다. 전년 동기 3,551억원 대비 26.8% 감소한 수치다.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 감소는 손보업계가 처한 경영 한파의 심각성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손보사 중 가장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영향력을 급격히 확대한 메리츠화재조차 실적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리츠화재의 작년 매출액은 7조800억원으로 6조4,034억원이었던 2017년과 비교해 10.6%나 증가했다.

한때 손보업계 자산규모 5위사였던 메리츠화재가 1위사인 삼성화재를 장기인보험 시장 신계약 규모에서 추월할 정도로 순조롭게 고객을 확대한 결과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이 같은 영업 시장의 호황에도 ‘실속’은 챙기지 못했다. 메리츠화재의 영업이익은 3,53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4,742억원 대비 25.6% 줄어든 상태다.

문제는 이처럼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메리츠화재가 손보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실적을 방어한 회사로 꼽히고 있다는 점이다.

공격적인 영업으로 매출이 크게 늘어난 메리츠화재조차 피하지 못했던 실적 하락 문제가 타 손보사들에서는 더욱 큰 폭으로 나타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리츠화재에 앞서 실적을 발표했던 한화손보의 경우 작년 8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순이익 규모가 전년 대비 44.8% 급감, 실적이 반토막난 바 있다.

◇ 벗어나지 못한 손해율의 덫…실적 한파 ‘현재진행형’
손보업계의 실적 부진은 지난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작년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에서만 7,000억원 가량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당시 손보사들은 온화한 기상 상태로 사고율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손해율이 안정되자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보험료를 인하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폭염이 지속된데다 자동차 정비수가가 인상된 작년 이 같은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손보사의 비용부담까지 늘어나면서 불과 1년 사이 주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적으로 100%를 넘어설 정도로 치솟은 상태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 수준이다. 이를 크게 넘어선 손해율을 기록했던 작년 이론적으로 손보사는 자동차보험을 판매할수록 적자가 늘어났던 셈이다.

더욱 큰 문제는 버티지 못한 손보사들이 올해 일제히 보험료를 인상했지만 손해율을 개선하는데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폭은 약 3% 수준에서 머물렀다. 손보사들은 이는 정비수가 인상으로 인한 손해율 악화만을 해결할 수 있을 뿐이라 주장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비정상적으로 치솟은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시장포화로 인한 신계약 증가세의 둔화로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손해율 안정화를 위해선 3% 이상의 인상이 추가로 이뤄져야 하나 금융당국이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올해도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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