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수준 인상폭·영향력 확장 행보도…종합감사 앞두고 몸 사리기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삼성화재의 업계 최저수준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시장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가 차보험 시장 영향력 확장에 시동을 건 가운데, 할인 특약 요율 조정을 통한 점유율 방어나 손해율 개선 문제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도 예정돼 있어 당국과의 마찰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손보사들은 현재 체제를 유지하기 급급한 상황이다.

◇ 점유율 경쟁, 먹느냐 먹히느냐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주요 손해보험사 중 마지막으로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되지만 손보업계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오는 31일 자동차보험료를 개인용 3.0%, 업무용 1.7%, 영업용 0.8%를 각각 올리기로 했다. 평균 인상률은 2.7%로 상위 6개 손보사들의 인상률 보다 낮은 수준이다.

주요 손보사들의 평균 차보험료 인상률은 현대해상·KB손보 3.4%, DB손보 3.5%, 메리츠화재 3.3% 한화손보 3.2%다.

삼성화재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보험료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동시에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외제차 및 사고 다발 차량의 인수기준을 완화했고, 특화 사업부의 실링제 확대 및 일정 구간 실적 달성자의 수수료율을 상향했다.

실링제란 인수 불가능한 차량에 대해 지점장이 한도 내 자율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권한이며, 수수료율은 61차월 이상 설계사를 대상으로 5,000만원 이상 실적 달성 시 0.1%를 추가 지급한다.

현재 자동차보험 시장 내 삼성화재의 이러한 시장 영향력 확장 공세에 KB손보를 제외하고는 점유율 방어를 위한 어떠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KB손보는 최근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가장 큰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마일리지 할인 특약을 세분화 해 할인율을 높이는 방안을 고객 이탈 방지 대안으로 택했다.

기존에는 없던 1만km 이하 운행거리 할인율을 세분화해 6,000, 8,000km 구간을 신설했으며, 각각 17%, 20.5%, 26%의 할인율을 적용키로 한 것이다.

반면 이 외의 손보사들은 당장의 할인특약 요율 변경 계획은 당분간 없을 계획이다.

이는 점유율 방어를 위해 각종 할인특약의 요율을 상향조정할 경우, 보험료 인상의 원인이었던 손해율에 더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손해율 안전화를 위해 할인 특약을 축소할 경우 보험료에 민감한 자동차보험 특성상 고객이 이탈할 우려도 있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 종합감사 앞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해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에 대한 고심은 내년 2분기에 예정된 금융당국의 종합검사와도 연관이 깊다.

소비자보호 기조를 강화하고 나선 금감원이 2분기에 종합감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추가 보험료 인상에도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현재 손보업계가 인상한 자동차보험료는 지난해 상향조정된 정비수가만 반영된 수치다. 이에 따라 향후 최저임금 인상, 손해율 등을 반영해 추가 인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손보사들이 보험사기 등 범죄에 취약한 면을 보이고 있다며 보험사기를 단속할 경우 추가 자보료 인상 없이 손해율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생보업계를 비롯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에서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이 대립해온 가운데 종합감사를 앞둔 손보사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최저수준의 차보험료 인상안과 함께 각종 기준을 변경하는 시기가 맞물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타 손보사들이 점유율 방어를 위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어떤 행동을 취하든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금감원 눈치로 인해 섣불리 결정을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