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입면제 기준 확대, 가입 매력 높여…납면 대상자 ‘미미하다’ 지적도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작년 어린이보험 시장 신흥 강자로 부상한 메리츠화재가 올해도 상품 보장내역을 강화해 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업계 최대 납입면제 기준을 신설하면서 소비자의 가입 매력도를 높여 장기 고객 유지 및 유치가 가능한 어린이보험 점유율을 높이려는 복안이다.

다만 이번에 신설된 납입면제 조건이 일반적인 어린이보험 가입 대상자의 발병률이 낮아 혜택을 볼 수 없어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업계 최대 납입면제 조건 신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작년 상반기부터 어린이보험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이후 올해 점유율 경쟁에 나섰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9월 총 14만1,755건의 어린이보험 판매 실적을 기록하면서 현대해상(19만4,700건)의 뒤를 잇는 매출을 기록했다.

기존 어린이보험 시장은 현대해상이 최초 진출한 이후 DB손보 및 KB손보 등 대형사 위주로 재편돼 있었지만 메리츠화재가 매출 기준 2위사로 등극하며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메리츠화재가 올해는 자사 어린이보험의 납입면제 기준을 업계 최대 수준으로 확대해 고객 유치에 나섰다.

메리츠화재는 이날부터 어린이보험 납입면제 기준에 ▲유사암 진단 ▲뇌혈관 진단 ▲허혈성심장질환 등을 신설하고, 암이나 질병·상해 50%일 경우에도 보험료 납입을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의 보험료 납입면제 혜택은 표준형, 무해지형, 계약전환형 모두 해당된다.

메리츠화재의 이번 어린이보험 납입면제 혜택 추가는 어린이보험 상품이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추가 고객을 유치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고객 유치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최근 어린이보험은 태아부터 최대 30세의 성인까지 가입이 가능해졌다. 이 중 태아 및 어린이를 피보험자로 할 경우 피보험자 뿐 아니라 계약자인 부모의 DB(데이터베이스)까지 확보가 가능하다.

또한 어린이보험의 경우 자녀를 대상으로 보장하는 만큼 계약 유지율이 높아 수익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보험계약자의 특성 상 초기 가입 보험사에 대한 충성도가 생기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고객을 보유할 수 있는 효과도 있어 계약 유치에 힘을 쏟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초 KB손보가 어린이보험에 업계 최초로 유사암 납입면제를 탑재하면서 고객 유치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며 “메리츠화재의 이번 전략도 고객 유치에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신설 납입면제 혜택 ‘공염불?’
다만 일각에서는 메리츠화재가 납입면제 혜택 범위를 넓혔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소비자는 적어 마케팅으로만 활용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어린이보험을 주로 가입하는 대상자가 태아~30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납입기간을 20년으로 설계한다 해도 납입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질병에 걸릴 확률이 극히 낮다는 것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뇌혈관질환에 속하는 뇌졸중의 발병률은 70대가 34%로 가장 높았고, 60대 26%, 80세 이상 20%, 50대가 17%순이다. 0~40세는 발병률이 3%에 불과하다.

허혈성심장질환 진료 인원 비중은 60대 29.3%, 70대 29.0%, 50대 21.2%, 80대 이상이 11.4%고, 0~40세는 9.1%로 10명 중 1명 수준이다.

특히 유사암 중 갑상선암은 2016년 기준 2만6,051명의 환자 중 0~30세에 해당하는 사람이 7.79%(2,030명)이며, 기타피부암은 5,624명 중 1.08%(61명)에 불과한 수준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납입면제 혜택이 소비자에게는 보험료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 수단으로 충분히 가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해당 연령대 발병 가능성이 낮은 질병에 대한 납입면제 혜택은 정작 대부분의 고객이 받아볼 수 없는 혜택인 만큼 소비자 현혹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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