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구조조정 이후 합병 추진 예상”…생보 지각변동 작년부터 계속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금융위원회가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심사를 최종 승인하면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인 정문국 사장이 신한생명 사장으로 내정되면서 내부 잡음이 지속되는 가운데, 구조조정에 따른 합병 시나리오가 예상되고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 시 업계 5위로 도약하면서 지난해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을 흡수합병한데 이어 생보업계 지각변동이 또 한 차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한 가족 됐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어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에 대한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는 작년 9월 오렌지라이프의 보통주 4,850만주를 주당 4만7,400원, 총 2조2,989억원에 라이프투자유한회사로부터 인수하는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했다.

이후 신한금융지주는 11월 중순경 금융위로부터 오렌지라이프의 자회사 편입에 대한 서류와 신청서를 제출, 60영업일 이내 심사해야 한다는 기준에 따라 이 같은 결과를 받아들었다.

금융위의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에 따라 점진적으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 시나리오가 구체적인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가 정문국 대표이사의 오렌지라이프 사장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차기 신한생명 사장으로 내정했기 때문이다.

이룰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정 사장의 신한생명 이동으로 구조조정 이후 합병에 대한 서막이 열릴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 2007년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대표 재직 당시 일방적인 성과급제 도입과 노조파괴로 160여명을 해고하고, 500명을 징계하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이어 2014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대표로 있을 당시에도 희망퇴직을 명분으로 250여명을 퇴직시키며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리고 있다.

이 때문에 신한생명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구조조정 대상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노조는 현 신한생명 사장인 이병찬 대표의 임기가 3월까지로 2개월가량 남아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지주가 정 내정자 선임을 발표하자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정 사장이 ING생명 당시 희망퇴직 대상자를 5년차 이상 차장급 이하로 규정하면서 연차가 낮은 직원까지 구조조정 대상으로 포함시킨 이력이 신한생명 임직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5년차 이상일 경우 대리 직급부터 해당되기 때문에 사원급을 제외한 대부분의 임직원이 해당되기 때문이다.

◇ 합병→지각변동 불가피, 업계 5위로
이번 금융위의 자회사 편입 승인 의결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될 경우 작년에 이어 생보업계에 지각변동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을 흡수합병 하면서 자산규모 5위로 도약했지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될 경우 5위를 탈환하고, 4위인 농협생명까지 넘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작년 3분기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업계 2위인 한화생명(3,853억6,500만원)을 넘어선 3,875억1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합병 시 영업조직이 축소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당기순이익 규모는 일시적일 것으로 보인다.

두 보험사의 설계사 조직 성격이 상이하기 때문에 융합하는 과정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이탈하는 설계사가 발생할 가능서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가 두 회사를 합병할 경우 생보업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하다”며 “두 보험사가 현재와 같은 수익을 지속적으로 거둔다면 단기간 내 자산규모 기준으로 업계 4위까지도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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