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악화 불구 금융당국 추가 인상 난색…사업비 절감 해답은 다이렉트?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손해율 악화로 힘겨운 새해를 보내고 있는 손해보험업계가 올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다이렉트채널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수리 공임비가 높아졌고 폭염 등이 겹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악화됐으나 보험료 인상은 원하던 7%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3%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금융당국이 사업비 절감을 통해 보험료 인상을 억제할 수 있다는 논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비가 적은 다이렉트채널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기해년 자동차보험료 줄인상
10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이달 자동차보험료를 일제히 인상하는 손보사들이 악화된 손해율을 개선하기 위해 다이렉트채널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손보사들은 이달 16일을 시작으로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 손보사인 삼성화재의 경우 31일 보험료가 평균 2.7% 높아진다.

현대해상과 DB손보, 메리츠화재는 16일 각각 보험료가 3.4%와 3.3%, 3.3% 인상되며 KB손보와 한화손보, 악사손보 역시 각각 19일과 21일. 24일 보험료를 3.4%, 3.2%, 3% 인상한다.

손보사들이 일제히 자동차보험료 인상카드를 꺼내든데는 작년 치솟은 손해율 탓이 컸다. 정비업계와의 협상으로 정비수가가 올라가면서 3~4% 수준의 보험료 인상요인이 발생한데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인상 이외의 대안을 찾기 어려워진 것이다.

실제로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작년 3분기 기준 83.7%까지 악화되면서 적정 손해율인 78%를 훌쩍 뛰어넘었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했던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보험료 인상이 금융당국의 제지로 손보사들이 원하는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손보업계가 예고한 보험료 인상 수준은 3%로 이는 정비수가 인상에 따른 손해율 악화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자동차보험 시장의 손해율을 적정 수준으로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손보사들은 추가 보험료 인상도 고려하고 있지만 쉽사리 나서기 어려운 상태다. 물가 상승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과도한 보험료 인상을 제지할 것이란 의사를 누차 밝혀왔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손보사들의 보험료 인상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사업비 절감등을 통해 인상 수준을 낮출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보험료 추가 인상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예고한 상태다.

◇ 다이렉트채널 영향력 '더 커진다'
작년 3분기에만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2,044억원의 손해를 봤던 손보사들은 손해율 개선을 위해 사업비가 대면채널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이렉트채널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요구하고 있는 사업비 절감 원칙을 지키면서도 신계약 유치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대안 채널로 다이렉트채널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손보업계의 다이렉트채널의 텔레마케팅(TM)채널과 사이버마케팅(CM)채널이 대면과 비대면을 아우르는 시너지 효과를 거두며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시장에서 다이렉트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5년 31.3%에서 작년 9월 말 현재 37.3%로 6.09%포인트 급증한 상태다.

2015년 금융당국의 보험가격 자율화 조치 이후 TM과 CM채널 신규 진출이 허용되면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다이렉트채널이 설계사로 대표되는 대면채널의 영향력을 급격히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손보사들이 보험료 추가 인상 없이 손해율을 개선할 대안이 다이렉트채널 활용 확대 외에는 마땅치 않은 만큼 올해 다이렉트채널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영업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손보사들이 추가 보험료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지만 금융당국의 억제로 인해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며 “보험료 인상 없이 손해율을 개선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사업비가 적은 다이렉트채널의 활용도 확대일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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