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최초 무해지형·업계 최초 유사압 납입면제…손해율 악화 부담도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KB손해보험이 신년 들어 손보업계 3파전으로 치달은 어린이보험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자사 최초로 무해지 환급형 어린이보험을 출시하면서 업계 최초 유사암 납입면제도 탑재했을 뿐 아니라 한도를 일시적으로 상향조정해 시장 공략 및 장기인보험 매출 확대에 나선다.

유사암 보장에 관대한 상품이 고객을 유치하는데 용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보험금 지급 규모도 커져 손해율 악화도 동시에 전망되고 있다.

◇ KB손보, 3파전 어린이보험 시장에 ‘출사표’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이달 어린이보험을 출시하면서 시장점유율 및 장기인보험 매출 확대에 나선다.

KB손보가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상품은 ‘희망플러스자녀보험(세만기)’이다. 해당 상품은 KB손보 출범 이후 최초로 무해지 환급형으로 출시되는 것이다.

무해지 환급형은 보험료 납입기간 중에는 해지 시 환급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보험료가 20~30% 가량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어린이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타 손보사들이 저해지·무해지형으로 어린이보험 상품을 출시하면서 보험료 경쟁에서 앞서나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여기에 유사암 담보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2,000만원 한도까지 상향 조정하고, 질병 발생 시 업계 최초로 납입면제 혜택도 제공한다.

유사암의 항목은 기타피부암, 제자리암, 경계성종양, 갑상선암, 대장점막내암 등이 해당된다.

유사암에 해당하는 질병은 상대적으로 일반암 대비 질병 위험도는 낮은 반면 발병률과 치료 가능성은 높다.

결과적으로 유사암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높아지자 보험료 납입면제 혜택을 앞세우면서 어린이보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의 유사암 보장에 대한 경쟁은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다. 포화된 보험시장에서 소비자 니즈에 맞춘 상품을 공급하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로 그간 유사암의 보장 한도는 소비자가 가입한 일반암 보험금 한도의 10% 수준에 불과했지만, 작년 말 손보사들 위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최초로 2,000만원 정액보상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반암과 유사암의 보험금 규모 비율도 1:1로 동일한 수준으로 확대됐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업계 4위인 KB손보가 지난해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면서 “다수의 고객 DB를 확보할 수 있고, 평생 고객 유치로 이어질 수도 있어 KB손보가 공격적으로 어린이보험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쟁에 뛰어든 KB손보, 성공? 실패?
다만 KB손보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한 업계의 시선은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발병률과 함께 사망률 또한 높은 암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크다는 점에서 유사암 한도 조정과 납입면제는 고객유치에 유익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발병률이 높은 유사암에 대한 보험금 한도 상향과 납입면제는 손해율이 악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보험금 지급이 많을 수밖에 없는 질병군에 대해 한도 상향까지 동시에 이뤄질 경우 해당시기에 판매된 유사암 담보에 대해서는 적자를 피할 길이 없다는 뜻이다.

어린이보험이 장기 고객 유치와 DB(데이터베이스) 확보에는 용이하나 무리한 영업에 따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면서 “이번에 출시되는 어린이보험이 시장점유율 및 매출 확대에는 획기적일 수 있으나 해당 담보에 대한 손해율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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