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매각→GA 및 기업보험 투자?…채널 축소·제판 분리 부작용 가능성도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메리츠금융지주가 판매자회사인 '메리츠금융서비스'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보험업계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출범 9년차인 판매자회사가 적자를 지속하자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손보업계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GA채널 및 기업보험 강화를 위한 복안이라는 입장과, 판매채널이 축소되고 제판 분리가 시작될 경우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

◇ 적자→매각→GA 및 기업보험 투자?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2009년 출범한 판매자회사인 ‘메리츠금융서비스’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출범 이후 9년 만이다.

메리츠금융서비스의 조직 규모는 작년 상반기 기준 설계사 944명, 42개의 지점으로 이뤄져 있다.

판매자회사 규모가 작지 않은 수준이지만 메리츠금융지주가 매각을 결정한 이유는 출범 이후 적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5,200만원의 흑자 이후 2017년 14억6,1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작년에는 6개월 만에 전년도 적자 규모를 넘어선 19억2,2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됐다.

지난 2016년 초대형 점포제 및 고강도 판매장려 정책 등의 도입으로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성과주의식 경영방침에 적합하지 않아 매각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타 보험사 판매자회사만 살펴봐도 대부분 실적이 미미한 수준”이라며 “설계사 규모가 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적자 또한 증가하고 있어 운영 성과가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으로 안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의 매각 결정은 지난해 생보사들을 중심으로 판매자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보험업계의 행보와 사뭇 다른 선택이다.

메리츠금융서비스의 매각을 두고 손보업계는 최근 GA채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메리츠화재가 올해에도 GA채널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판매자회사에서 지속되던 적자 비용을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고 계약 유치가 활발한 GA채널에 추가 투입해 매출을 확대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메리츠화재가 올해 기업보험의 비중을 키우기로 한데 따라 물건 인수를 위한 자본금을 사전에 확충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메리츠화재는 높은 시책을 통해 GA채널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며 “적자를 지속하는 판매자회사 보다는 GA채널에서 추가적인 매출을 위해 비용을 투입할 가능성과 기업보험 물건 인수를 위한 자본금 확충 가능성이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 판매채널 축소·제판 분리 부작용 가능성도
메리츠금융서비스의 매각은 판매채널 축소와 제판 분리가 시작될 경우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판매자회사를 설립한 보험사들은 대부분 판매채널을 다각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회사를 설립했다.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판매 창구를 넓히는 동시에 설계사채널을 유지하기 위함인데, 메리츠화재는 이를 포기했기 때문에 하나의 판매 조직이 사라진 셈이다.

특히 보험상품 제조와 판매 조직이 분리되는 제판 분리가 이뤄질 경우 보험사들은 전속 설계사 조직을 운용할 수 없게 된다.

이럴 경우 대부분 GA로 설계사가 이동하게 되는데, 판매자회사가 존재할 경우 설계사를 이전해 상대적으로 설계사의 교육 및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요 보험사들의 판매자회사 설립은 판매채널 다각화를 비롯해 향후 제판 분리의 가능성을 염두 했기 때문”이라며 “메리츠화재의 이 같은 선택은 당장의 효과가 눈에 보이겠지만 향후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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