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하락세 속 차·장기보험 점유율 늘려야…내년도 전망도 어두워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KB손해보험 양종희 사장이 3연임에 성공했지만 올해 부진했던 실적 만회와 전망이 어두운 내년도 보험산업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양 사장은 과거 자동차보험 TM채널 보유고객을 CM채널로 전환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 올해 장기인보험 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다.

양 사장은 LIG손보에서 KB손보로 전환되던 시절 조직안정화에 기여했고, 인수 당시 높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마저도 감소세로 접어들고 있어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 자동차 및 인보험 입지 ‘위태’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가 지난 19일 KB손보 양종희 대표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양 사장은 지난 2016년 선임된 이후 3연임에 성공했다.

앞서 양 사장은 지난해 2연임에 성공한 뒤 올해 부진한 실적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3연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027억원으로 전년 동기 3,154억원 대비 36%(1,127억원) 하락했고, 신계약 건수는 2% 소폭 늘었으나 가입금액은 오히려 0.3%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임에 성공한 양 사장이 내년에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문제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고 있다.

우선 의무보험 가입인 자동차보험의 비중 확대다. KB손보는 과거 CM채널 대비 TM채널의 점유율 비중이 업계 최상위 수준으로 높았다.

하지만 사업비가 저렴한 CM채널로 고객을 전환하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KB손보가 TM채널을 CM채널 위주로 전환하던 당시 CM채널의 점유율은 삼성화재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그러면서 TM채널 규모는 급격히 위축됐다.

하지만 이러한 기세도 잠시 2위사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대해상과 DB손보도 CM채널에서 맹추격하면서 현재 CM채널 2위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여기에 손보업계 대표 주력 상품인 장기인보험 시장에서의 위치도 올해 특히 애매해졌다.

만년 5위로 불리던 메리츠화재가 본격적인 공격영업에 나서면서 4위사인 KB손보를 제치는 것은 물론 현대해상과 DB손보까지 넘어서면서 매출 기준 2위로 올라선 영향이다.

실제로 지난 11월 기준으로 장기인보험 시장 매출 순위는 삼성화재 약 1,230억원, 메리츠화재 1,100억원, DB손보 856억원, 현대해상 835억원, KB손보 679억원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한화손보가 약 525억원으로 KB손보를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자동차보험과 장기인보험 시장에서의 입지가 점차 뒤로 밀리면서 연임에 성공한 양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진 셈이다.

◇ 전망 어두운 2019년…어깨 더 무거워
양종희 사장은 과거 LIG손보에서 KB손보로 전환될 당시 KB손보가 업계에서 자리 잡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맡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2016년 양 사장은 2,9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2017년 3,604억원, 올해는 8월까지 1,762억원을 거두면서 전년 동기 2,982억원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 내년도 보험산업에 대한 어두운 전망도 양종희 사장의 어깨를 짓누르는 요인 중 하나다.

내년도 보험산업은 가계의 부채 부담으로 보험해약이 증가하고, 저금리 영향에 따라 저축성보험 수요도 감소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12일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발표를 통해 2019년 보험산업의 성장세가 둔화해 수입·원수보험료가 올해보다 0.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양종희 사장은 자동차보험과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KB손보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야 할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며 “여기에 성장 가능성이 없는 내년도 보험시장에서 매출을 늘려야 하는 부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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