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 KDB생명 위기탈출…증자 불발 MG손보 결국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재무건전성으로 위기를 겪은 보험사들이 희비가 엇갈린 연말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RBC(지급여력비율) 악화로 홍역을 앓은 푸본현대생명, KDB생명은 위기 탈출에 성공한 반면 MG손보는 코너에 몰렸다.

특히 대주주의 증자 외면에 신음하고 있는 MG손보는 자본 확충에 실패할 경우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푸본, KDB생명 RBC 대폭 개선 안정권 진입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재무건전성 악화로 고전한 푸본현대생명과 KDB생명은 자본 확충을 통해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RBC 악화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 몰렸다. 작년 3분기 RBC가 금감원 권고치 150% 아래인 147.6%까지 떨어졌다.

당시 푸본현대생명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경영정상화에 주력했고 올해 대주주가 대만 푸본생명으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올 3분기 258.7%로 RBC 회복에 성공했다.

재무건전성 악화로 몸살을 앓은 KDB생명 역시 극적 반등에 성공했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희망퇴직 등으로 한 때 노사 갈등이 불거졌으나 이를 봉합하고 자본 확충에 힘쓴 결과다.

올 1월 3,000억원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5월 2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생, 사옥 매각,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적극적인 자본 확충 노력으로 지난해 말 108.5%까지 떨어졌던 RBC는 올해 3분기 222.2%까지 뛰어올랐다.

RBC 문제로 고민해 온 MG손보는 위기에 몰렸다. 지속적인 재무건전성 악화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개선을 요구받았지만 자본 확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115.6%로 이미 금감원 권고치를 밑도는 RBC로 우려를 사고 있던 MG손보는 사실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의 외면으로 올 3분기 기준 RBC가 86.5%까지 떨어졌다.

MG손보는 새마을금고 유상증자 거부에 외부 투자를 통한 자본확충을 계획했으나 현재까지 성과를 얻지 못했다.

MG손보는 결국 지난 14일 자본 확충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개선안은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경영개선안을 제출했다.

◇ 권고치 턱걸이 보험사 자본 확충 시급해
현재 보험업계는 오는 2022년 도입되는 IFRS(국제회계기준)17에 대비하기 위해 자본 확충에 여념이 없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대형사의 경우 자본 확충 규모 부담이 크고 중소형사는 신용도 문제로 금리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금리 인상 기조가 본격화하면서 금리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자본 확충이 시급해지고 있다. RBC가 취약한 일부 보험사의 경우 자본 확충을 더욱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 3분기 기준 생보업계는 272.0%, 손보업계 242.8%의 RBC를 기록하며 안정권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일부 보험사는 금감원 권고치인 150%에 간신히 턱걸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 3부기 기준 롯데손보와 흥국화재가 각각 157.6%, 154,7%의 RBC로 권고치를 간신히 넘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가 마냥 반가운 상황은 아니다”라며 “새 회계기준 도입 대비를 위한 자본 확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낮은 신용도로 금리 부담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면서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자본 확충에 나서는 것만이 그나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