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DB손보 자동차…삼성화재 일반·KB손보 장기보험 시장 영향력↑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서로 다른 보험시장에 영향력을 확대하며 경영 전략의 차이를 나타냈다.

현대해상과 DB손보는 최근 2년 사이 특약 확대 및 인수조건 완화를 통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점유율이 늘어났다.

반면 삼성화재는 상대적으로 경쟁사가 매출 확대를 꺼리는 일반보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KB손보는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험의 비중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 현대해상·DB손보, 자동차보험이 ‘근본’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보와 KB손보 등 상위 손보사들이 경영전략의 차이로 지난 2년간 서로 다른 보험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과 DB손보는 대규모 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연계판매의 핵심이 되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점유율 크게 늘었다.

2016년 당시 현대해상과 DB손보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8.2%와 19.2%였다. 올해 3분기 기준 양사의 점유율은 각각 19.5%와 20.1%로 1.3%포인트, 0.8%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1위사였던 삼성화재가 같은 기간 29.3%에서 28.5%로 4위사인 KB손보가 12.4%에서 12.1%로 점유율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수치다.

DB손보는 각종 특약을 가미한 신상품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했으며 현대해상은 자사의 대표 상품인 어린이보험과 운전자보험을 연계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활용했다.

실제로 DB손보는 올해 들어 운전자보험 상품으로만 손보협회에서 두 개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최근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참좋은 운전자보험’은 안전 기기를 부착한 고객의 보험료를 할인해 가입 매력도를 높임과 동시에 손해율 개선 효과까지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해상은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자사 어린이보험의 데이터를 활용한 자동차보험 상품을 무기로 점유율을 순조롭게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만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고객의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12%까지 할인하는 ‘어린이 할인 자동차보험’은 현대해상이자사 어린이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해 출시한 대표적인 상품이다.

양사는 온라인(CM) 자동차보험 채널에서도 나란히 두각을 나타냈다. CM채널은 시장에 선진입했던 삼성화재와 KB손보의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올해 현대해상과 DB손보가 바짝 추격하면서 작년까지 2위사 자리를 유지했던 KB손보는 기존 위치를 지키기 어려워진 상태다.

◇ 경쟁자 없는 삼성화재·장기보험 집중한 KB손보
손보업계 매출 1위사인 삼성화재는 타 대형사의 약진으로 전체 점유율이 다소 줄었으나 일반보험 시장에서 유일하게 2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체면을 세웠다.

삼성화재의 일반보험 점유율은 2016년 20.3%에서 올해 3분기 21%로 0.7%포인트의 상승폭을 보였다. 일반보험 시장에서 타 대형사가 최대 16%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화재의 이 같은 영향력은 압도적인 수치다.

개인보험과 비교해 정교한 통계 분석과 요율 산출 역량이 요구되는 일반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가 사실상 절대 강자 자리를 유지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KB손보는 타사 대비 장기보험 시장의 점유율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KB손보의 장기보험 시장 점유율은 2016년 12.7%에서 올해 3분기 13%로 0.3%포인트 증가, 대형사 중 유일하게 영향력 확대에 성공했다.

KB손보는 올해 상반기 경영전략 회의에서 추진과제로 선정한 ‘가치 중심 성장’을 위해 신계약 가치에 기반한 장기 보장성 상품의 성장에 주력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대형 손보사들이 서로 다른 시장에서 영향력이 확대된 것은 각 손보사가 중점을 두고 공략했던 시장이 달랐기 때문이다”며 “대형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통해 향후 손보업계의 경쟁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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