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이익 이슈 결국 호재로…수익성 개선 가능성 높아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실손의료보험이 보험업계 아픈 손가락이라는 오명을 벗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은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는 별명에도 불구하고 한때 손해율 문제로 존폐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상품이다.

하지만 그간 억제돼 있던 보험료 인상이 가능해지게 됐을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따른 지급보험금 축소가 예상돼 수익성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건강보험 반사이익 이슈 호재로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따른 반사이익 산정 관련 보험료 인상이 억제됐던 실손보험료가 내년 인상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개인 실손보험 보유계약 건수는 3,396만 건 손해율은 122.9%를 기록했다. 손해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포인트 개선됐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적자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했다.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로 반사이익 예상되는 만큼 반사이익 규모가 예상치를 산정할 때까지 인상을 자제해 줄 것으로 요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따른 보험사 반사이이 규모 예상치 산출되면서 내년 보험료 인상의 청신호가 들어왔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에 따른 실손보험 지급액은 약 6.15% 줄어들 것으로 추산돼 보험사 반사이익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그간 억눌려 있던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의 당위성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인상 가이드라인도 확보하게 된 셈이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손해율을 고려할 때 내년 보험료 인상율은 10~14% 선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업계 입장에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이 호재로 작용하게 됐다. 반사이익 규모가 예상보다 높지 않아 보험료 인상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실손보험 수익성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따라 신 실손보험 이전의 구 실손보험의 보험금 지급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개인 실손보험 보유계약 3,396만 건 중 2009년 10월 이전에 판매된 자기부담금 0% 실손보험 계약은 1,005만 건, 표준화 이후 상품은 2,140만 건에 달한다.

◇ 실손보험 외면한 생보업계 다시 돌아올까?
실손보험은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생보업계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품이다.

실손보험은 소비자가 의료행위에 지출한 비용을 보상해주기 때문에 의료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2009년 표준화 이전까지 소비자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업계 효자상품 역할을 했으나 손해율 문제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적지 않은 생보사들이 실손보험 판매를 포기했다.

지난 2009년 표준화 이전에 실손보험을 판매했던 17개 생명보험사는 현재 10개사로 대폭 줄었다.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을 판매했던 생보사는 삼성, 한화, 교보, 농협, 동양,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흥국, 신한, 미래에셋, 라이나, AIA, DGB, KB, KDB, DB생명, ABL(옛 알리안츠생명), 푸르덴셜생명 등 17개사였다.

하지만 현재는 삼성, 한화, 교보, 농협, 신한, 동양, 미래에셋, ABL, DB생명 등 10개사에 불과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의 경우 지속적인 손해율 악화도 문제였지만 실손보험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손보업계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매출 규모도 크지 않고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니 이득이 없다고 판단해 판매를 중단한 생보사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속단할 수 없지만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는 장기적으로 볼 때 실손보험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전에 판매를 중단했던 생보사들의 실손보험 시장 재진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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