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악화 보험료 인상 골머리…점유율 경쟁 결국 매출 역성장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에 발목을 잡히고 있는 모양새다.

손해율 악화와 이에 따른 보험료 인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매출 규모까지 역성장하고 있다.

CM채널을 통한 가입 비중 확대와 시장 경쟁 과열에 따른 보험료 인하 경쟁의 후유증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역성장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율 악화와 보험료 인상 이슈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손해보험업계 자동차보험 시장 매출 역성장했다.

올 3분기 기준 손보업계는 일반, 장기, 자동차보험의 원수보험료 총액은 57조4,2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조6,714억원 대비 1.32% 증가했다.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은 원수보험료가 작년보다 증가했다. 일반보험은 올 3분기 5조1,676억원을 거둬들이며 2.37%, 장기보험은 39조7,831억원으로 2.58% 늘었다.

소폭이지만 자동차보험 매출 규모만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했다. 올 1월부터 9월 손해보험업계가 거둬들인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2조4,726억원으로 작년 12조8,424억원 대비 2.87% 줄어들었다.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시장의 매출 축소의 원인으로 CM채널 자동차보험 가입 비중 증가와 보험사간 점유율 경쟁을 지목하고 있다.

CM채널 자동차보험은 대면채널 또는 TM(텔레마케팅)채널과 달리 모집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아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가입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2013년 5.2%에 불과했던 CM채널 자동차보험은 올해 1분기 기준 17.6%으로 확대됐다.

보험사간 점유율 경쟁 역시 원수보험료 규모 축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015년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 발표와 이에 따른 자동차보험 CM채널 활성화 이뤄진 이후 각 보험사들이 점유율 확보를 위해 시행한 보험료 인하 및 각종 할인특약의 영향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 보험료 인상 필요한데… 속 끓는 손보업계
매출 역성장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까지 악화됐다. 올해 초 폭설과 여름 폭염으로 결국 손보업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폭등, 적자 전환했다.

자동차보험 사업을 영위 중인 11개 손보사의 올 3분기 손해율은 87.6%로 지난해 같은 기간 78.9% 대비 4.8%포인트 악화됐다.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을 77~78%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을 판매 중인 전체 11개 손보사 중 지난해 1~9월 적정 수치에 근접하는 손해율을 기록한 보험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6개사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적정 손해율 근접 수치를 기록한 곳은 79.7%의 메리츠화재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대형 손보사들은 올해 80% 초중반 손해율로 적정치를 상회했다.

지난해 80% 중후반 대에서 형성됐던 자동차보험 시장 하위권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올해 최대 90% 중반대로 치솟았다.

손보업계는 매출 감소 속 손해율 악화로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호소하고 있으나 보험료 인상폭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속을 끓이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누적된 손해율로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그 인상 수준에 대해서는 손보업계와 금융당국의 의견 차이는 크다.

금융당국은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2~3% 대 인상을 권고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매출 감소에 손해율이 악화돼 4% 이상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물가 등을 이유로 자동차보험 인상률을 못 박고 있어 손해율 악화를 만회하기 위한 보험료 인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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