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성과 따라 전망 달라…각종 악재로 기상도 흐림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임기 만료를 앞둔 보험사 대표이사들의 재연임 전망이 실적과 오너리스크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던 현대해상과 미래에셋생명은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실적 부진에 시달린 농협생명과 농협손보, DGB생명과 KB손보는 재선임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대주주의 오너리스크가 불거진 흥국생명과 흥국화재, 유상증자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MG손보는 대표이사의 연임이 상대적으로 가장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 보험업계 ‘연임 시즌’ 임박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대표이사들이 일제히 임기가 만료되면서 해당 대표이사들의 연임 여부에 대한 보험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올해에만 4개사의 대표이사 임기가 종료된다. 농협생명 서기봉 대표와 농협손보 오병관 대표, KB손보 양종희 대표화 DGB생명의 김경환 대표가 12월 임기가 끝난다.

내년 3월에는 5개사 대표이사가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MG손보 김동주 대표와 흥국화재 권중원 대표, 현대해상 이철영 부회장과 박찬종 사장이 임기가 종료된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흥국생명 조병익 대표와 미래에셋생명 하만덕 부회장, 김재식 사장이 임기를 마치고 연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해당 대표이사들의 연임 전망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취임 이후 조직개편에 성공하고 양호한 실적을 거뒀던 대표이사들은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으나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대표이사들은 자리를 떠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현대해상과 미래에셋생명은 대표이사의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보험사로 거론되고 있다. 영업 환경 악화로 생보업계와 손보업계의 실적이 동반 하락했음에도 해당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잡음 없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은 이철영 대표이사와 박찬종 대표이사의 공동경영 체제를 2016년 한차례 연장한 이후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보험업계는 현대해상이 2016년 말 이철영 대표를 회장으로 박찬종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켰던 만큼 특이상황이 없다면 무난하게 3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PCA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통합되며 각각 영업 분야를 분장해 담당했던 하만덕 사장과 김재식 사장 역시 각자의 영역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합병 이후 변액보험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3분기 기준 6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5개 상장 생보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 실적부진·외부요인에 ‘속앓이’
반면 시장환경 악화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저조한 실적을 거뒀던 대표이사들은 연임 기상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농협생명 서기봉 대표와 농협손보 오병관 대표, DGB생명 김경환 대표는 나란히 당기순이익 규모가 급감하며 연임 가능성이 낮아진 상태다.

농협생명은 3분기 268억원의 순이익만을 거두들이면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72% 줄었으며 농협손보 역시 같은 기간 순이익이 28억원에 불과해 83%의 감소폭을 보였다.

DGB생명 또한 3분기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DGG생명의 3분기 순이익은 12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49억원 대비 15% 쪼그라든 상태다.

LIG손보 인수 이후 KB손보 정착에 큰 역할을 했던 양종희 대표 역시 3연임 여부를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 대표는 내부조직 통제에서는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으나 경쟁사인 대비 뚜렷한 점유율 확대 및 실적 향상을 이뤄내지 못하면서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MG손보 김동주 대표는 수년간의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달성에 성공했으나 대주주의 유상증자가 미뤄지면서 업계에서 가장 낮은 RBC비율을 개선할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흥국생명과 흥국화재 역시 대주주인 김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황제 보석’ 논란이 불거지면서 각종 경영 계획이 보류되고 있다.

특히 흥국생명은 5년간 6명의 대표이사가 잇달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던 전례가 있어 대표이사들의 연임을 쉽사리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연임은 임기 동안에 실적과 체질을 개선했는지 여부가 결정한다”며 “최종 발표가 나오기 이전에 인사를 예단할 수 없겠으나 우수한 실적을 기록한 대표이사는 상대적으로 연임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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